지난 2010년 12월 14일 코스피가 2009.05를 기록하며 2000선을 넘어섰다. 2007년 10월 반짝 2000선을 웃돈 이후 3년여 만이었다. 시장 안팎에서는 "2~3년 내 주가 3000포인트도 가능하다"며 축포를 터뜨렸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10년 넘게 '박스피'(1800∼2500선에 머물러 있는 코스피시장) 탈출에 안감힘을 쓴다.
증권가는 2018년 주가가 3000선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할 것으로 본다. 증권가는 2018년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한국 경제와 증시를 이끌 것으로 본다. 내수는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 최저임금 상승, 관광산업 회복이 뒷받침 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과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중국 경제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안으로는 널뛰는 환율,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등이 경제와 기업 실적에 찬물을 끼얹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美 금리 인상, 환율· 법인세 인상 등 곳곳에 복병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2400~3100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KB증권도 3000포인트 이상을 예측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900포인트대, 키움증권은 2919포인트를, 교보증권은 2300~2800포인트를 예상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전망을 낙관한다. 노무라는 3000선에 진입할 것으로 봤다. 골드만삭스도 29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코스피 전망치로 2900을 제시했다.
장밋빛 전망을 하는데는 다 근거가 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한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1인당 GDP는 내년 중반까지 누적 4분기 기준 역사상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G20 국가 중에서는 9번째, 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 호주에 이어 세번째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006년 2만 달러 대에 진입한 이후 현재까지 3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제 성장률도 3%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현재 한국 성장률을 바라보는 컨센서스는 2.9% 수준인데 골드만삭스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 가속화와 국내 소비 증대로 그것을 상회하는 3% 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와 증시의 동력은 역시 반도체 등 IT부문이다.
권 연구원은 "정보통신(ICT) 산업이 세계 경기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한국 경제는 이런 추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대만 다음으로 IT 비중이 높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에 아주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코스피를 끌어올린 정보기술(IT)주를 비롯해 은행, 소프트웨어, 소비재 등이 내년 지수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길형 수석 연구원은 "반도체를 포함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탄탄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 업종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를 타고 실적 개선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무라는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모멘텀 지속 ▲내수 및 한중관계 개선 ▲유가 상승으로 조선 및 해외건설 부문 회복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3000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이익 개선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무라는 상장기업 순이익이 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 상장사 262곳의 내년 영업이익은 215조5381억원 규모다.
KB증권은 법인세법 개정의 영향으로 코스피 기업의 이익이 2.3%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리 반도체 우려, 기우로 끝날까
문제는 한국경제를 짓누르는 복병들이다. 저금리 시대의 끝, 원화강세, 북핵문제,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 가능성 등이다.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제조업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제조업 신진대사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신생률은 2006~2010년 연평균 18.1%에서 2011~2015년 14.9%로 떨어졌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대한 걱정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반도체 위주의 성장 등을 올해 경제성장에 있어 우려 요인으로 들었다.
반면 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계속 좋게 보고 있고 목표 주가도 높아져 가고 있다"며 "낸드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독점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져도 괜찮다고 보고 있고 D램의 경우 공급이 생각보다 늘지 않고 있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에선 미국은 최대 3회, 한국은 2회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예고된 인상 방향보다 속도가 관건이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주식시장엔 악재다. 지난 2005년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되자 그해 7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조원 가량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금리 역전을 기점으로 8월부터 5조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어 2006년 10조원, 2007년엔 24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에 생산성 제고를 위한 재정역할 강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점진적 축소와 구조개혁 병행 등을 주문한다.
140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는 시한폭탄과 같다. 언제 터질 지 몰라서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세계 가계부채 분석을 보면 1분기 한국 가계 부문 DSR(Debt service ratios)은 12.5%로 1년 전(11.8%)에 비해 0.7%포인트 뛰었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1999년 1분기 이래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천구 연구원은"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물가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반복되는 부동산가격 불안정을 완화하기 위해 서민 중산층의 주거 환경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대출 상환 부실 우려가 커진 가구에 대한 채무조정제도를 확충하고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환 리스크를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