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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해외 빚 224억 달러 전년比 20%↓, 금리상승기 '기업 은행 한시름 덜까'



국내 제조업체 자금담당 부사장 A 씨. 2018년 그의 가장 큰 고민은 환율과 법인세, 금리 3종 세트다. 지난해 하반기 널뛰는 환율에 수출 채산성은 위험 수위를 넘나들었다. 당장 4·4분기 실적이 걱정이다. A씨는 "1원 움직일 때마다 순이익이 많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왔다 갔다 한다. 만만치 않은 대외 환경과 법인세,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부담에 허리띠를 졸라매애할 처지다"며 걱정했다.

그렇다고 투자를 안 할 수도 없다. 투자를 미뤘다간 하루하루 달라지는 환경 변화에 도태될 수밖에 없어서다. 투자하려면 당장 돈을 빌려야 한다. 그러나 자금 조달 비용이 걱정이다.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지난해 말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산금리 상승으로 신규 자금 조달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나마 A씨가 한숨을 돌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5년 전 빌렸던 달러 채권 만기도래액이 많지 않아서다.

국내 은행과 기관·일반 기업들의 해외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쟁적으로 돈을 풀던 세계 주요국이 내년에 잇따라 '돈줄 죄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글로벌 통화 정책은 벤치마크 금리 상승과 가산 금리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국경제의 체력이 탄탄해 '부채절벽'사태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저금리 시대 끝, 해외 빚 줄었지만 불안한 기업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8년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채권 한국물은 224억 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해 304억 달러보다 20% 가량 적다.

특히 6~12월 사이에 144 억 달러의 만기가 몰려있다. 월별로 보면 9월과 10월에 각각 30억 달러, 33억 달러 가량의 빚을 갚아야 한다. 11월에도 27억 달러가 몰렸다.

기관별 비중은 국책은행의 빚이 49%로 가장 많다. 이어 공기업(25%), 일반은행(13%), 일반기업(11%) 순이다.

통화별로는 G3통화가 168억 달러(비중 70%)로 가장 많다. 이는 지난해 263억 달러( 85%)보다 큰 폭 줄어든 것이다. 이 중 달러화 만기도래액이 52%로 가장 많다. 2015년 발행이 늘었던 위안화 채권(3년물)의 만기 비중도 10%나 된다.

기업들은 마음을 놓지 못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 해 3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여서다.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전망에 대한 의견을 점으로 나타낸 '점 도표'(dot plot)를 보면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은 올해 말 1.4%, 내년 말 2.1%, 2019년 2.7%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도표대로라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경제의 변동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가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면 국가·기업의 신용도가 낮아져 채권 발행 때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소시에터 저네럴은 "2년간의 랠리로 고평가된 크레딧물 가격은 당분간 횡보하다가 올 하반기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 축소 문제가 부각될 것"이라며 "이에따라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장기물에서 단기물로 수요가 이전되고 가산금리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탄탄한 한국경제, 한국물 신흥과 차별

"금리·법인세 인상, 환율하락 등 기업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다. 실물 및 금융시장 어느 한 곳에서라도 '누수'가 발생한다면 잠재적인 위험성은 기업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 투자하고 고용할 수 있겠는가." 사석에서 만난 B기업 한 CEO의 하소연이다.

기업 자금조달 업무를 지원하는 투자은행(IB) 관계자도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물에 대한 수요는 탄탄하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어 자금조달시장에서 기업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점차 낮아질 것이다"고 지적한다.

그나마 현대차 LG 롯데 등 대기업들은 곳간이 든든해 걱정이 덜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금융주·우선주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2016년 말 기준 127조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오르기 전에 자금조달도 마쳤다.

한국경제에 대해 믿음도 아직은 탄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OECD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 조정했다. OECD는 "반도체 등 주력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이는 수출 회복세와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의 성과 등은 지속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비용 증가나 법인세 인상 등에 따른 투자 둔화, 지정학적 긴장 등은 성장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의 신용도 믿음직하다. 무디스는 지난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세 번째로 높은 'Aa2'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도 각각 'AA', 'AA-'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효진 연구원은 "한국물은 올해 상환 부담이 줄고 아시아내 중국물 비중 확대로 다변화 가능성이 있어 발행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과거보다 북한 리스크로 인한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기간은 길어졌으나, 투자자들의 투매나 한국물 회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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