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교육

[교육업계 CEO에 듣는다] 임성호 대표 "창의교육 한다는데, 대입정책은 전혀 창의적이지 못하다"

-수능 절대평가·복수응시 등 10~20여년 전 실패한 정책과 똑같아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하면 "교육불평등 더 심화"… 집값도 들썩일 듯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도입 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분야 국정과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교육의 큰 틀을 바꾸려면, 사회적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의 또 다른 축인 사교육계 CEO로부터 교육 정책에 대한 제언을 듣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본원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새 정부가 창의적인 교육을 하겠다고 하는데, 내용을 보면 전혀 창의적이지가 않아요."

지난해 26일 서울 중구 종로학원하늘교육 본원에서 만난 임성호 대표는 수능 절대평가 등 새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혁신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내 대표적인 입시전문가인 그가 언론을 통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수능 절대평가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7년(2008학년도 수능) 도입됐다가 논란이 일자 이듬해 폐기됐다. 당시 정부는 등급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수능 경쟁을 완화시키려 했지만, 변별력 상실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

교육부는 올해 중3이 되는 학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올해 8월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과목 또는 전체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안을 놓고 검토를 벌이기도 했지만, 아직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개편안은 절대평가와 함께 복수 응시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임 대표는 새 정부가 10년 전 폐기된 정책을 대안없이 내놓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대통령께서 당시 비서실장이었는데, 절대평가 실패를 경험했던 사람이 아무도 없는 듯 하다"며 "새 정부가 하려는 것이 10년 전 실패했던 정책과 무엇이 다른지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절대평가는 원점수 기준 90점 안에 들면 모두 1등급을 주는 방식으로, 100점과 90점 모두 같은 점수를 받는다. 임 대표는 "열심히 공부한만큼 평가되지 않는데 누가 공부를 열심히 하겠느냐"며 "이는 기막힌 불평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독일, 프랑스 등 교육 선진국에서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의 근거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그들 나라와 우리는 학제부터가 다르고 문화도 전혀 다르다"며 "그들의 대입제도가 국내에 상륙하지 않아서 불편하다라는 착각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만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줄세우기식 경쟁이 없다고해서 결코 좋은 입시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임 대표가 수능 절대평가를 보는 시각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핵심은 '입시 경쟁'이다. 정부는 경쟁을 줄여 입시 피로감을 덜어주자는 생각인 반면, 임 대표는 '경쟁구도는 좋지 않다'는 전제가 틀렸다는 것이다. 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하는 쪽 시각은 대체로 이렇다.

특히 정부가 점수 경쟁을 잡다보면, 상대적인 불평등과 공정성 시비가 수면 위로 올라온다. 우수한 학생들에 대한 상대적인 불평등과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 입시가 복잡해지면서 수험생들의 혼란도 예견된다.

임 대표는 "(정부 정책은)현재 대입정책에 힘들어하는 수험생들이 있고,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줘야겠다는 자세로 볼 수 있다"면서도 "문제 해결 방식이 무조건적으로 경쟁구도는 좋지 않다고 단정하고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수능을 두 번 치르는 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안도 지난 1993년 실제 시행됐다가 1년만에 철회된 바 있다. 취지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것이었지만, 수능을 두 번 치르면서 부담이 줄지 않았고, 난이도도 달라, 대학들이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도 문제였다.

임 대표는 "만약 수능 복수 응시를 도입한다면, 대학들이 대학별고사를 예전 본고사처럼 치르게할 것인지 아닌지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서류와 면접으로만 뽑으라고 하다보니 장애학생이 아닌 학생이 장애인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입시 비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25년 전 일인데, 케비닛에서 실패한 정책들만 빼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외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전책은 서울지역 비 강남권 소재 고교의 교육 황폐화와 교육의 불평등 강화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임 대표는 "일반고의 상승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강북 일반고 학생들이 다른 동네로 이사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강북에 제2의 강남역이 탄생해 교육의 불평등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렇게 될 경우 집값도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종합전형 확대 방침에 대해서도 "정부가 내놓은 개선방향은 서류심사, 교장추천서, 교사추천서, 학내 경시대회 등을 없애거나 줄이자는 안이 유력한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학종은 사망 판정을 받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임 대표는 "이런걸 보지 않으면 무엇을 보고 뽑으란 얘긴지 모르겠다"며 "학종으로 대학에 가려고 '묻지마 이과'를 가는 친구들이 많은데, 정부가 '성적은 나빠도 학종으로 대학 갈 수 있다'고 얘기하는 건 학생들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수능 개편안은 암기·주입식 교육을 창의교육으로 바꾸자는 취지에서 나왔지만, 제도만 바꾼다고 창의교육이 되는지와 창의교육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임 대표는 "아이들을 놀게 하는게 창의적인 교육인지 되묻고 싶다"며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도전하고 실패도 해보고 돌파도 해봐야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본다. 교육과정을 개편해 놀이중심이나 흥미중심교육이란 걸 20년 전부터 준비해왔는데, 왜 학생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지부터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입시업계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요인보다는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고 분석했다. 입시가 복잡해질수록 사교육 의존도는 높아지고, 취업난이 심해질수록 교육업계는 호황이다. 임 대표는 "학생수 감소 등은 안좋은 요인이고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경제 환경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면서도 "더 좋은 대학에 가려는 분위기가 놓아지면서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학업강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올해 대입 정책 변화와 대학 입시의 변화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교육통계와 분석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개교할 예정인 'K-POP 국제학교'를 통해 국내외 학생들의 창의·적성교육 실험에도 나선다는 포부다. 임 대표는 "현재 대학과 자자체는 물론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해외 교육기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창의와 적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종로학원이 국내외적으로 한 발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소재 종로학원 본원 /손진영기자



▲임성호 대표는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94년 롯데그룹 공채 입사, 1996년 (주)하늘교육 기획실장과 기획이사를 거쳐 2011년 (주)하늘교육 대표에 취임한 뒤, 2013년부터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이렇게 해야 특목고 갈 수 있다'(2007), '국제중·특목고 꼭 알아두어야 할 몇가지'(2008), '엄마가 세우는 대학입시 성공전략'(2014)이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