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미래경쟁력 극대화와 정도 경영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신년하례회를 열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에서 김 회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20년이 지났고 시련과 희생이 있었지만 우리는 더 단단해졌다"고 임직원들을 치하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요동치는 격동의 세월에 서있고 4차 산업혁명은 더 강력한 변혁을 촉구하고 있다"며 "우리 계열사들 중에 10년 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기업들이 몇 개나 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고 우려를 밝혔다.
그는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가까운 곳에서 근심이 생긴다'는 진리를 다시 새겨야 할 시점"이라며 "'전사적인 혁신으로 일류한화의 미래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개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체질개선에 대해서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고 투자를 축소하는 소극적인 내실화가 아니다"라며 "사업구조 선진화부터 제품과 기술개발, 일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내일의 기반을 다지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변화와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물을 끓게 하는 100도와 99도를 결정짓는 것은 단 1도의 차이"라며 "혁신온도를 지금보다 1도 더 높이는 집요함이 필요하다. 1도의 혁신이 개인과 조직, 회사의 잠재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파워 경쟁력 확보도 요구했다.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한계와 경계를 두지 않는 발상의 전환으로 세상에 없던 혁신적 가치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오늘을 뛰어넘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 확보와 인재양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혁신시대에 부응하는 '스피드', '스마트', '세이프' 문화 또한 일상적으로 추구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밀레니얼 세대와 베이비붐 세대가 시너지를 내는 '젊은 한화'의 소통문화도 미래경쟁력으로 뿌리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올해 모든 기업활동에서 정도경영을 근간으로 삼고 '함께 멀리'의 철학을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도덕적 가치의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은 이익만이 그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도경영은 한화의 지속성장을 위해 한 치의 양보와 타협도 있을 수 없는 부분이다. 장수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지만 기업은 신용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협력사의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인하하는 것과 같이 손쉽게 이윤을 얻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어렵더라도 바른 길,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며 함께 멀리 걷는 협력의 길을 가야 한다. 이익을 남기기에 앞서 고객과의 의리를 먼저 생각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