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KB금융이라는 지주사가 설립된 지 만 10년이 되는 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018년을 아시아 리딩뱅크로 나아갈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윤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18년을 시작으로 1등 금융그룹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나아가 아시아 시장에서 이름값을 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우뚝 서는 '새로운 10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스스로 굳세게 다지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를 강조했다.
◆ 모든 서비스·프로세스는 고객 중심으로
KB금융은 지난해 리딩뱅크의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윤 회장이 생각하는 리딩 금융그룹의 자격은 당기 순이익도, 자산 규모도 아니다. 고객으로부터 '최고의 회사'로 인정받을 때 주어지는 것이 진정한 리딩뱅크의 자리라는 것.
윤 회장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끊김없는(seamless) 서비스와 디지털화(Digitalization), 애자일(Agile) 조직 등 모든 것들은 고객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늘 말하는 하나의 KB(One Firm, One KB) 핵심도 결국은 고객 중심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모든 서비스와 프로세스는 고객 중심으로 과감하게 바꿔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말에는 데이터 분석 조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조직을 개편했다. 고객의 니즈를 더 정확하고 적기에 파악하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새 금융업은 업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유통이나 정보통신기술(ICT) 등 글로벌 비(非)금융회사들의 파괴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디지털 금융 분야는 신기술을 끊임없이 내재화하고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KB 중심의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디저털 경쟁력을 확보해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글로벌 진출은 과감하게
그간 글로벌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윤 회장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 축으로 글로벌진출 기반을 다지며, 동남아 시장 현지에 특화된 금융모델을 통해 시장 지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선진국 시장을 향한 과감한 전략(Bold Move)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조직문화나 인재양성도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윤 회장은 스피드경영으로 성공한 글로벌 기업 아마존을 예로 들며 "속도가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며 "지금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애자일 조직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 중심의 KB로 변화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pah)'정신도 인용했다.
그는 "형식을 탈피하고 당돌한 질문을 장려하는 후츠파 정신 처럼 KB의 미래에 대한 솔직하고 치열한 '돌직구 토론'이 가능할 때 KB만의 조화롭고 역동적인 문화가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재 미래상은 '통섭(統攝)형 인재'다. 이번에 신설한 그룹인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인력 양성, 연수,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윤 회장은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진정한 1등 금융그룹이 되기 위해서는핵심 비즈니스 분야의 우수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금융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섭형 인재의 육성을 위해서 그룹 내 계열사 간 인력교류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