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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막차에서 만난 따뜻한 배려

일을 보다가 시간이 늦어 지하철 막차를 탄 적이 있었다. 늦은 밤이었는데 고맙게도 그때까지 운행하는 지하철이 있었다. 막차여서 그랬는지 객차 안은 한산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노라니 피곤 때문에 정신없이 졸음이 몰려왔다. 한참을 졸다 깨다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지하철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어느 역에 정차를 했고 금방 가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출발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왜 가지 않는 걸까 궁금함이 들었다.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 풀렸다. 지하철 문 앞에서 크게 외치는 소리가 열린 객차 문으로 들려왔다. "막차입니다. 빨리 오세요. 열차 출발합니다." 누가 한밤중에 이렇게 소리를 지르나 하고 봤더니 역무원이었다. 조금 뒤에는 계단을 빠르게 뛰어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지하철이 정차한 역은 다른 노선과 만나는 환승역이었다. 다른 노선을 타고 온 환승객들 중에 이 막차를 타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오는 중이었고 승무원은 잠시 출발을 늦추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문 앞에 선 역무원은 몇 번이나 크게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은 몇 명씩 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왔다. 그들이 모두 지하철에 타고 난 다음에 승무원은 객차 문을 닫았다. 만약 지하철이 평소와 같은 시간에 문을 닫고 출발했다면 어땠을까. 다른 노선을 타고 온 사람들은 막차를 놓쳤을 것이다. 지하철이 멈춰있을 때는 잠시 짜증이 나려고 했었다. 몸은 피곤하고 시간이 늦었으니 빨리 집에 갔으면 하고 있는데 예상처럼 열차가 움직이지 않으니 마음까지 피곤했다. 그러나 왜 지하철이 조금 늦게 출발하는지 알고 난 뒤에는 오히려 작은 감동이 밀려왔다. 그 많은 사람들이 막차를 놓쳤다면 다시 길 위로 올라가서 집에 돌아갈 방법을 찾고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을 것 아닌가. 환승 승객의 교통 편의를 생각한 승무원들이 고마웠다. 밤늦게 일을 마치고 피곤에 찌들어 귀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물씬 느껴졌다. 사람은 역시 혼자 사는 게 아니구나, 서로 도와주고 기대고 협력하며 사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차가 멈춰 있던 시간은 몇 분 정도였다. 길지 않은 시간동안 잠시의 불편함이 많은 사람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객차는 제법 사람들이 많아졌고 살짝 시끄러웠지만 그래도 기분은 감사함에 머물렀다. 졸음이 몰려오는 중에도 살짝 손을 맞잡고 기도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집에 갈 수 있도록 마음을 써주고 소리를 지르고 애쓰며 안내한 역무원들, 환승승객들이 막차를 탈 수 있게 기다려준 승무원들이 복을 받았으면 하는 기원을 올렸다./김상회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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