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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멈춰버린 삼성 경영시계…3%성장 3만달러 시대 가능할까?

삼성핵심 투자포인트



증권가에서 그냥 흘려 넘기기에는 가볍지 않은 얘기가 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 가운데 무엇이 한국 경제와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까. 많은 사람들이 후자를 꼽는다.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시장에선 여파가 크지만 이 부회장 만큼의 영향은 아니라는 얘기다.

애플이 비슷한 사례로 언급된다. 지난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후 애플은 끊이없이 혁신 부족이란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재계에선 반도체로 굴러가는 한국경제의 동력이 머지않아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단기적으로 3% 성장은 가능하지만 반도체가 추진력을 잃으면 3만 달러(1인당 국민소득) 시대라는 꿈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의 든든한 대들보인 삼성의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걱정인 이유다.

◆ 장밋빛 실적은 과거 투자의 열매

"'이재용 부회장의 옥중 경영'이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띄지만 경영 관여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부회장은 '선대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삼성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이런 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중간 생략)누구보다도 초조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바로 이 부회장 자신일 것이다."

'이건희 회장 취임 30주년'을 보도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삼성 때리기만으로 넘기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많다. 삼성의 위기가 곧 일본(일본 기업)에겐 기회라는 속내가 묻어난다. 일본이 한때 자랑하던 전자와 정보기술 산업은 삼성에 밀렸고 소니나 히타치, 파나소닉 등은 몰락한 왕가 대접을 받는 상황에서 삼성가 총수의 부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삼성의 총수 한 명이 없다고 한국경제 망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요(NO)'다. 다만, 힘겨운 시절을 보낼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친 엄살이라고 꼬집는다.

삼성의 자랑인 '시스템 경영'이라면 총수의 부재쯤은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실적만 보면 맞는 말처럼 보인다. 2017년 연간 실적은 매출 240조원, 영업이익 55조원이 예상된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62조~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정망된다.

하지만 이 실적은 수 십 년의 기간을 두고 이뤄진 투자와 노력의 과실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장사업의 경우 9조4000억원을 들여 미국 하만을 인수했지만, 총수 부재로 보석을 갈고 다듬는 다음 투자는 제자리 걸음이다. 삼성의 또 다른 먹거리인 바이오도 마찬가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옥중 경영'을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시장과 현장을 제때 제대로 판단하기는 한계가 있다. 오너가 없는 가운데 수 조 원에 달하는 시설투자와 M&A에 나설 전문경영인은 많지 않다"며 "멈춰선 삼성의 경영시계는 한국 경제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재벌경영'이란 한국 재계의 특성상 오너의 리더십이 차지하는 범위는 넓다. 2007년 애플 아이폰의 등장으로 삼성전자는 '제2의 노키아'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경영전면에 나서 위기의 해결사가 됐다. 삼성은 이 회장이 복귀한 다음해인 2011년 '갤럭시노트'를 출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선 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부문)까지 품에 안은 최태원 SK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가능케 했다는 평가다. SK 내부에선 "자칫 우리가 망할 수 있다"는 우려와 반대가 많았지만 최 회장의 뚝심은 SK를 세계적인 반도체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시장에서는 리더십의 부재는 한진해운(최은영 회장)과 현대그룹(현정은 회장)의 몰락이 가져다 준 충격 이상의 부담이 한국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제조업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0%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 삼성의 위기는 韓경제의 위기

삼성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해묵은 지배구조 문제와 산업 구조조정, 갈 수록 거세지는 노치(노동조합의 경영 관여)에 대응해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과 휘슬블로잉(내부고발) 확산으로 오너 리스크는 또 다른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국내외 여론 악화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수 십 년 간 쌓아온 기업 이미지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재정적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도 살얼음 판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견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뒤끝, 애풀의 견제에 응수해야 한다.

이는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과제이기도 하다.

위기의 그림자는 이뿐이 아니다. 헤지펀드의 탐욕을 보여주는 영화 '매직램프'도 더 이상 소설 속 얘기가 아니다. 현실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칼끝이 삼성 등 기업으로 향하면서 '탐욕의 약탈자'로 불리는 벌처펀드가 한국시장에서 '주주 행동주의'라는 명분으로 활개를 칠 무대가 만들어졌다.

삼성 안팎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대한 노출과 특유의 '스피드(Speed)경영' 실종이다. 삼성의 후계구도와 그룹 지배구조 청사진이 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경영 체제의 약화는 외국인 지분이 절반에 가까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을 적대적 M&A 위협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킬 위험이 높다.삼성물산은 2004, 2005년 글로벌 펀드의 적대적 M&A 시도에 몸살을 앓은 적이 있다. 2003년 SK그룹에 대한 크레스트 펀드의 적대적 M&A 시도는 최고경영자(CEO)의 공백기간 중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본시장과 재계가 거센 홍수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둑과 같다고 우려한다.

황재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정책 기조, 반재벌 정서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행동주의 투자자의 요구조건을 관철하는데 좋은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에서 삼성이 뒤쳐진다면 삼성의 미래, 더 나아가 한국경제의 미래는 장담하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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