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가계와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을 받기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당국의 여신심사 강화 정책으로 앞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8을 기록했다. 전분기 -8 대비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은행의 경우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대출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대출행태 서베이는 국내 199개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 신용 위험, 대출 수요 등을 보여준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대출심사 완화를, 음(-)이면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부문별로 살피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3에서 0으로 소폭 강화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3에서 -7로 대폭 강화됐다. 당국이 오는 3월 도입 의사를 밝힌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는 관리대상 업종 선정과 업종별 대출한도 설정,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한 대출 시 이자상환비율(RTI)를 고려한 여신심사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가계 역시 이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신총부채상환비율(DTI)과 1분기 중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에 따라 전분기 -27에서 -30으로 뚝 떨어졌다. 아울러 최근 대출금리 인상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하면서 대출태도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에 대한 대출 태도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 위험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와 일반자금 대출 모두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신용카드사만 제외하고 모두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대답했다. 상호금융조합 -22, 상호금융조합 -39, 생명보험사 -7 등으로 올 1분기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카드사는 6으로 유일하게 양(+)을 기록했다. 내달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0%로 인하하고 최근 금리인하로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등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면서 카드사들은 대출태도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3일까지 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회사 8개, 생명보험회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50개 등 199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