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3연임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과 하나금융지주 내부에서 보는 시각은 김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과 노조 반대라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9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6번째 회의를 개최하고 내부 4명, 외부 12명 등 16명의 후보군을 선정했다.
회추위는 지난 4일 확정된 총 27명의 회장 후보군(Long List)을 대상으로 업무 전문성, 성과, 리더십, 평판 등 심도 있는 평가를 진행해 후보군을 압축했다.
회추위는 이들 16명의 후보 당사자에게 개별 통보해 향후 후보경쟁에 동참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회추위는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오는 15~16일 양일간에 걸쳐 이들 후보군에 대해 개인별 의견진술 기회를 주고, 자신의 장점을 적극 역설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후보 대상자 스스로 주제를 정하여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회추위는 추가 심층평가를 통해 1월 16일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선정하며, 오는 22일 프리젠테이션(PT) 및 심층 인터뷰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충분한 시간과 논의를 거쳐 공정하고 투명한 유효경쟁 속에서 진행될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진행 절차의 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군에는 김정태 현 회장과 김병호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경쟁 구도에서는 김정태 회장에 무게가 실려 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성공적인 합병해 3대 금융지주로 키워냈다는 평가다. 실적에서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40% 이상 올려 놓는 등 경영지표를 크게 개선 시켰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은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금융권에선 김 회장의 연임에 부정적이라는 정부의 인식이 이런 발언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노동조합의 반대도 있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최근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국내 증권사에 인사비리 등의 의혹을 의견서 형식으로 담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