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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53조 영업이익에도 삼성전자가 웃지 못하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최근 몇 년간의 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영업이익 53조원을 달성했지만 표정이 밝지는 못하다. 사업은 잘 됐지만 대내외적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나쁘기 때문이다.

2017년 삼성전자는 잠정매출 239조6000억원, 잠정 영업이익 53조6000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2016년 실적(매출 201조8700억원·영업이익 29조2400억원)은 물론, 사상 최대치였던 2013년 실적(매출 228조6900억원·36조7900억원)보다도 큰 폭의 성과를 기록했다.

◆반도체 편중…전망은 불투명

다만 이 실적은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라기보다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누린 결과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4분기에 반도체 사업에서만 약 11조원의 수익을 냈다. 연간 기준으로는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약 35조원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호황 덕에 삼성전자는 24년 만에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일부 D램 제품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60%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현 시장상황이 장기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4차 산업혁명으로 IoT,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보급되며 반도체 소비량이 급증해 장기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하며 치킨게임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을 낙관하는 측에서는 과거 상황을 근거로 든다. 1994년 PC 보급이 시작되며 D램 시장은 연 78% 성장을 지속했다. 뒤이어 인터넷까지 보급되며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유지됐다. 경쟁사 대비 정밀한 미세공정으로 삼성전자 반도체는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갖췄다. 공정이 미세할수록 전력소비는 적고 성능은 뛰어나기에 수요가 많다.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한다면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그 수혜를 누리게 된다.

반대 시각도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정부 지원을 받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2018년 말쯤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특허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40%를 중국 브랜드가 차지한다. LPDDR4를 양산하게 된다면 중국의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수입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브로드컴이 퀄컴과 NXP 합병을 마무리하면 삼성전자는 업계 3위로 추락하게 된다. 삼성의 1위 탈환은 메모리 실리콘 버전의 사상누각"이라고 지적했다.

◆미래 대비 불가능한 경영 환경

다른 사업들도 예년만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을 전년보다 1.4% 낮게 예측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16년 20.8%(3억대), 2017년 20.5%(3억1900만대)를 기록하고 올해 19.2%(3억1500만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2014년 5300만대였던 TV 판매량도 지난해 4300만대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목표량은 4000만대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 변화에 삼성전자가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루프페이, 하만 등 신성장 관련 기업을 활발히 인수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이후로 대규모 M&A는 중단된 상태다.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도 좁아졌다. 크라이슬러그룹의 지주사 엑소르의 사외이사 자리를 빼앗겼고 중국 보아오포럼의 상임이사 자리도 내놓았다.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끼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MSCI코리아ESG리더스지수' 종목에서도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2020년까지 매년 약 10조원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정책까지 내놨다. 미래에 투자할 돈을 주주 달래기에 쓰고 있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총수 부재가 장기화되며 신사업에 대한 활기가 줄어들고 현 상황 유지에 무게가 실린 것은 맞다. 이를 타개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삼성이 강력한 리더십을 회복해 빠른 속도로 신사업 전략을 추진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상황은 사상누각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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