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시장이 올 초에도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반기에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급증한 가계부채 등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주요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0일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연합자산관리, 신세계, 롯데렌탈, LG상사 등이 1월 수요예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AJ네트웍스, 현대제철, LG유플러스, 현대오일뱅크 등까지 더하면 발행 예상 규모는 1조6800억원이다.
다른 기업들도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발행을 검토 중이다.
국내 한 기업 관계자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7월로 예상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시장 분위기를 봐서 상반기 중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의 예상도 비슷하다.
KB증권 김수현 연구원은 "일부 차환 요구가 있는 발행사를 중심으로 발행시장이 전개될 전망이다. 다만 자금 여력이 있는 발행사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이로 인한 시중금리 영향 등을 확인 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모시장의 문을 두드린 곳도 있다. LG전자는 지난 4일 8년 만기 회사채 1200억원어치와 10년 만기 회사채 100억원어치를 사모로 조달했다.
기관 수요는 뒷받침되지만 1월 효과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도 있다.
현대차투자증권 박진영 연구원은 "1월 발행시장은 강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학습효과에 따라 1월과 2월에 발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초 자금집행 재개 등에 힘입어 투자수요 또한 충분히 뒷받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박태근 연구원은 "연말에 인출됐던 채권관련 투자자금이 연초에 재유입되면서 금리 메리트가 높은 크레딧 채권 선호로 강세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2017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A등급 채권은 여전히 AA등급에 비해서 높은 가격 매력도를 유지하고 있어 A등급 회사채 선호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험상 수급 측면에서 1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보험사의 1월 채권 순매수, 순투자 비중이 연평균 8%를 상회한 해는 각각 2회, 3회에 불과하다. 분기 기준으로도 1분기 채권 순매수, 순투자 비중이 연평균치인 25%를 웃돈 적은 각각 3회에 그쳤다.
한편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무보증 회사채 규모는 45조1684억원 규모다. 이는 2017년 만기 추정액 43조원보다 2조원 넘게 늘어난 규모다.
기업들이 갚아야 할 돈이 가장 많이 몰린 시기는 1분기다. 13조4154억원에 달한다. 이어 2분기 11조2544억원, 3분기 11조2147억원, 4분기 9조2833억원 규모다.
취약 업종의 만기 규모도 만만치 않다. 건설업에서는 1조4810억원, 조선 1조5950억원, 해운 970억원, 철강 1조730억원, 항공 9600억원, 에너지·화학 4조4000억원 규모다. 올해 보다는 만기 도래액이 줄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해당 기업들은 말그대로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