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연초부터 금리 인상,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성 감소를 못 이기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업권 전반에 불어닥친 감원 한파라지만 카드업계가 체감하는 위기수준은 남다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당장 올해 단행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6월 지방선거가 맞물리면서 연내 한 차례 더 수수료 인하가 시행될 전망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7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된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서민과 소상공인의 일자리 감소 불안을 잠재웠다. 반면 이에 따른 카드업계의 수익성 감소 우려는 더욱 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경영여건 악화를 이유로 지난 2015년부터 인력을 줄이고 있다"며 "디지털 도입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시스템 개편이 함께 진행되면서 올해 구조조정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1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에겐 기본 퇴직금 외 24개월치 기본급과 연령 및 직급에 따른 최대 30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한다. 신한카드의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2015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보통 마지막 날 신청이 몰려 아직 정확한 (희망퇴직)신청자 규모를 파악하긴 어렵다"며 "'모래시계형' 조직구조에서 벗어나 인력 적체에 따른 생산성 하락을 막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KB국민카드 역시 내부적으로 분사 이후 최초로 올해 희망퇴직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사가 이 같은 방안을 논의 중으로 대상자 및 희망퇴직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희망퇴직이 실시될 경우 KB국민카드는 지난 2011년 은행에서 분사된 뒤 첫 인력감축이 진행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원자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며 "노사가 희망퇴직의 방향성에는 동의했지만 실무진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구체적인 사안이 확정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직 타사는 희망퇴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업계 상위권의 카드사들이 이처럼 희망퇴직을 실시할 경우 구조조정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카드 외 삼성카드와 하나카드가 지난 2015년 희망퇴직을 실시한 이후 이듬해 롯데카드와 BC카드가 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른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카드사 8곳의 임직원 수는 1만829명으로 2년 전인 지난 2015년 6월 말 1만1045명 대비 216명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시장환경 변화는 업계의 또 다른 '악재'"라며 "이에 카드사들이 희망퇴직 외 디지털 금융 강화 및 조직개편 등을 통해 인력을 줄이면서 경영 비용을 감축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 고객을 기반으로 확장해온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이날 비금융권 최초 자체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기존 은행계 카드사가 독점해온 체크카드 시장에 카카오페이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카드사들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카드사 직원 수 추이>
구분 / 연도 / 직원 수
신한카드 / 2015년 6월 말 / 2765명
신한카드 / 2017년 6월 말 / 2621명
KB국민카드 / 2015년 6월 말 / 1438명
KB국민카드 / 2017년 6월 말 / 1530명
전업계 8개 카드사 / 2015년 6월 말 / 1만1045명
전업계 8개 카드사 / 2017년 6월 말 / 1만829명
자료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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