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들이 가상화폐 열풍에 휩싸이자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을 밝혔다. 가상화폐는 투기이고 막아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 정부 시각이지만, 청년들은 이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을 가진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가하는 '수탈'에서 벗어날 유일한 출구가 가상화폐라는 주장이다.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취직에 성공했는데 연봉은 2400만원이었어요. 하지만 이것 저것 선공제하고 제 손에 떨어지는 건 월 190만원도 안되더라고요. 거기서 집세내고 생활비 쓰면 남는 돈이 없어요. 정부는 결혼하고 집도 사라고 하지만 제 몸 건사하기도 힘들어요. 정부가 청년들 현실을 전혀 모르는 거죠."
지난해 초 디자인 업종 취업에 성공한 정민석(가명·28)씨는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지난 11월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씨는 "가상화폐가 투기라는 인식은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던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성장세를 보인 덕에 소액을 투자해 목돈을 벌었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찾았다.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는 대학생 박지현(가명·26)씨도 비슷했다. 그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5억원이라 가정할 때 월 200만~300만원을 버는 일반 회사원이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최홍식 금감위원장도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었다고 들었다. 출발점이 달랐던 기성세대는 부동산, 주식으로 돈을 벌었지만 우리 같은 청년들에게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기성세대가 기득권을 내세우기 어려운 가상화폐 시장이야 말로 청년층이 평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주장이다.
대학에서 부동산을 전공한다는 그는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막자 자금이 홍콩으로 몰렸다. 글로벌 시장은 넓다"며 국내 거래소가 폐쇄되더라도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