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5년 처음 선보인 전자동 세탁기 '액티브워시'가 스테디셀러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전자동 세탁기 액티브워시가 스테디셀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11일 유통가에 따르면 액티브워시를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탓에 각 매장에서 제품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출시 4년차인 세탁기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
국내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밀린 액티브워시 주문량이 1500대를 넘었다"며 "지금은 주문을 넣어도 삼성에서 물건을 언제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어딜 가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액티브워시는 삼성전자가 2015년 1월 출시한 전자동 세탁기다. 세탁조 위에 빨래판으로 쓸 수 있는 세탁조 커버 '빌트인 싱크'와 전용 급수 시스템 '워터젯'이 적용됐다. 음식을 흘리거나 바닥을 기어 다니느라 쉽게 더러워지는 아기 옷부터 부분세탁이 필요한 속옷이나 셔츠 등을 빌트인 싱크에서 간단하게 애벌빨래를 하고, 세탁조 안으로 넣어 깨끗하게 빨 수 있다. 기존 세탁기에서는 이런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화장실 등에서 애벌빨래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사소하지만 소비자 일상을 변화시키는 혁신을 이룬 액티브워시는 2015년 1월 출시 후 9개월 만에 글로벌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2016년 4월 출시 1년 2개월 만에 2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누적 판매량 350만대를 돌파하며 빨래판 역할을 하는 빌트인 싱크 크기를 키우는 등 기능을 개선한 2017년형 제품도 선보였다.
2017년형 제품은 빌트인 싱크가 더욱 깊어지고 커진데 이어 기존 모델보다 먼지 채집 면적이 약 49% 커진 '제 2세대 다이아몬드 필터'를 적용해 먼지·보풀 채집 능력을 27.6% 향상시켰다.
해외에서도 액티브워시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손빨래 개념이 없던 미국 소비자에게도 큰 호응을 받아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굳히도록 만들어줬다. 9%대에 머물던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17%까지 치고 올라왔다.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도 세탁 전 애벌빨래를 하는 소비자들의 생활양식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뜨거운 인기를 받으며 시장을 견인했다.
액티브워시는 현재 국내에서 매주 800대 가량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하면 제품 생산을 거쳐 수령까지 2주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주문이 끊이지 않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액티브워시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며 "첨단 기술을 선보이기보다 소비자 생활에 초점을 맞춰 작고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문제부터 해결하려 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이른바 '의미 있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기술 자체보다 소비자의 근본적인 불편을 해소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빠뜨린 세탁물을 세탁 도중에 추가할 수 있는 드럼 세탁기 '애드워시', 13만5000개 마이크로 구멍으로 찬바람을 없앤 '무풍에어컨', 냉장고 속 음식을 알려주고 요리법도 제공하는 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17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간 소비자 배려의 철학이 담긴 혁신을 통해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해 왔다"며 "향후 전자업계에서는 소비자·시장 관점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찾아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소비자의 잠재 요구를 발굴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