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노동조합이 최근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가상화폐에 대해 한은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노조는 전날 '서민 홀리는 가짜화폐에 적극 대응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가상통화 변동성과 투기성은 가상화폐가 화폐의 가장 기본적인 거래수단 기능을 전혀 할 수 없음을 잘 보여준다"면서 "통화당국이 거짓화폐 문제점을 주시하고 좀 더 빨리 경고하지 않은 것은 매우 뼈아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경제 '와치독(Watch Dog·감시견)'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은 화폐가 무엇인지 타인들이 규정해주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한은이 적극 나선다면 많은 이들의 반발에 직면하겠지만 쓴소리를 하며 비판받는 것이 중앙은행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윌리엄 마틴 미국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과거 언급한 바 있는 "파티가 무르익었을 때 술을 치우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 문구를 인용했다.
한편 한은은 앞서 가상화폐(암호화폐)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지난 9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TF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열풍이 거세지며 통화정책, 금융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지급결제·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중앙은행 차원에서 분석했다.
한은은 현재 가상화폐를 법정 화폐로 볼 수 없고 일종의 상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신년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상통화(가상화폐) 거래가 금융안정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