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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이재용 재판 돌아보기 ②] 독대와 청탁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독대를 가진 날이다. 사진은 개소식 당시 모습. /뉴시스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인용하면서 "기업의 재산권과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장경제질서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내 기업들에 압력을 가해 미르·K스포츠 재단 등에 출연금을 내도록 했다는 의미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을 진행하며 재단 출연금을 뇌물로 규정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삼성그룹은 미르 재단, 케이스포츠 재단 기금 조성 및 영재센터 후원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며 다른 기업과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다수 있었지만 기소는 삼성에 국한됐다. 삼성 외 기업들도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냈는데 특검은 왜 삼성만 문제 삼을까.

◆대통령 독대서 삼성 청탁 증거 못 찾아

이에 관해 특검의 입장은 '삼성은 다른 기업과 다르다'이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가지며 대통령에게 출연금 등의 요구를 받았고, 이를 들어줄 경우 필요한 도움을 얻을 것으로 생각해 적극 응했다는 것.

1심에서 인정된 독대는 2014년 9월 15일, 2015년 7월 25일, 2016년 2월 15일 총 세 차례다. 2014년 1차 독대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약 5분에 걸쳐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첫 독대에 면담 시간도 워낙 짧았기에 인사와 승마협회를 맡아달라는 정도의 요청을 들었을 뿐 청탁은 오가지 않았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2015년 2차 독대와 2016년 3차 독대는 청와대 안가에서 이뤄졌다. 1심 재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차 독대에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삼성이 승마 선수들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질책을 받았고 3차 독대에서는 JTBC의 보도 태도로 항의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도움을 받을 생각은 없었지만, 그런 말을 할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1심 판결에 따르면 청와대는 2차와 3차 독대를 준비하며 박 전 대통령이 참고자료로 볼 '대통령 말씀자료'를 만들었다. 그 안에 삼성의 다양한 현안이 포함됐지만, 정작 삼성에 기업 현안을 묻지는 않았다. 청와대가 같은 시기 독대를 한 다른 기업들에 현안 자료를 요청해 받은 것과 달리 직접 현안을 조사해 만든 셈이다.

이 부회장의 진술이 명확했고 독대에서 청탁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1심 재판부는 독대를 통한 청탁을 인정하지 않았다.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하거나 승마지원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역할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현안이 있던 것을 청와대가 인식할 수 있었다는 이유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됐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아무런 부탁을 하지 않았음도 입증된 셈이다.

◆또 다른 독대 만들어낸 특검

개별 현안에 대한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면 삼성이 유죄 판결을 받을 이유는 없다. 때문에 특검은 항소심에서 '0차 독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에 알려진 1차 독대 이전인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불러 사전 독대를 가졌다는 것. 0차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면 이후 독대에서 청탁이 오가지 않았던 것 또한 특검의 주장에 부합하게 된다. 이미 오고간 청탁을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은 2014년 하반기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총수들과 독대를 가졌다고 증언했다. 안 전 비서관은 "이 부회장에게 휴대폰 번호가 적힌 명함을 받아 저장했다"면서도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진 못했다. 특검을 이 증언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메모를 기반으로 2014년 9월 12일 0차 독대가 있었다고 특정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2차 독대 당시 청와대 안가를 처음 갔기에 위치를 몰라 전화로 길 안내를 받았고 3차 독대에서는 스스로 찾아갔다며 "(0차 독대가 있었는데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내가 치매에 걸린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부회장의 명함에 전화번호가 적혀있지 않은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서 신형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사용하느라 번호를 자주 바꾼다"며 "명함에 번호를 넣지 않고 지인들과도 메신저로 연락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 경호처의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 출입기록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입 기록은 있었지만 이 부회장의 안가 출입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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