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의 강모 씨는 최근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싱크대에 보관하다 습기로 손상된 은행권 5877만원을 교환했다. 또 부산의 허모 씨는 화훼단지 비닐하우스에 보관하다 화재로 인해 훼손된 은행권 256만원을 바꿨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지난해 일반 국민이 한은에서 교환한 손상화폐가 46억1000만원에 이른다고 16일 밝혔다. 전년 36억3000만원 대비 9억8000만원(27%) 늘어난 수준이다.
교환 화폐는 5만원권이 14억7000만원으로 전체 교환액의 69.3%를 차지했다. 이어 1만원권 6억1000만원(28.6%), 1000원권 2900만원(1.4%), 5000원권 1500만원(0.7%) 등 순이었다.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54.7%), 불에 탄 경우(33.9%),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11.4%) 등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손상은행권 교환액은 전년 대비 4억3000만원(57.9%) 급증했다"며 "일부 국민의 화폐사용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 교환을 의뢰한 은행권 중 반액 또는 무효 판정을 받아 액면대로 바꾸지 못한 경우는 1억2000만원으로 전체의 5.4%에 달했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의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원래 크기와 비교하여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4분의 3에서 5분의 2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절반만 새 돈으로 교환해준다.
한편 화재나 부적절한 보관 등으로 손상돼 지난해 폐기된 화폐는 3조7693억원으로 집계됐다. 폐기된 손상화폐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 데에는 617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최근 5년간 이 같은 손상화폐 폐기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조2139억원에서 지난해 3조7639억원까지 늘었다.
1만원권이 3조404억원으로 전체의 80.7%를 차지했다. 이어 5만원권 3338억원(8.9%), 5000원권 2109억원(5.6%), 1000원권 1817억원(4.8%) 등 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폐기 손상화폐 규모는 5톤 트럭 99대 분에 해당하며 이를 모두 연결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약 79회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라며 "또 이를 쌓을 경우 백두산 높이의 21배, 에베레스트산의 6배, 63빌딩의 227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