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오를 경우 2020년에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75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이 기업의 생존력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에는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도 포함시키는 등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산입범위를 확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독일계 컨설팅기업인 롤랜드버거는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가 17일 마련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을 내놨다.
롤랜드버거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의뢰로 '선진국 노동시장 개혁과 일자리 창출'이란 주제의 용역을 지난해 진행한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새 정부 들어 노동 관련 정책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계 대표단체인 중기중앙회가 글로벌 컨설팅사의 용역보고서를 향후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활용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롤랜드버거는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해고 유연성, 임금체계 유연성, 노동체계 유연성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산입범위 및 산정기준 합당성이 부족하고, 근로시간 단축은 영세 기업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근로자 중심의 정책으로 균형감을 갖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보고서를 발표한 이수성 롤랜드버거 서울사무소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란 시대 변화를 선도하고 양극화라는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동정책의 '시스템적 균형'이 필요하다"면서 "근로안정성과 노동유연성의 균형을 통해 사용자와 근로자가 윈윈할 수 있는 노동정책이 필수"라고 제언했다.
롤랜드버거는 지난해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이 올해 7530원으로 올랐고, 또 매년 15%씩 상승해 2020년 1만원에 도달할 경우 기업들이 물어야 할 추가부담액도 올해 15조2000억원, 2019년 38조4000억원(최저임금 8660원), 2020년 75조6000억원(〃 1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8시간 근무(초과근무 미포함)하고 4대 보험 간접 비용까지 포함해 분석한 결과다.
특히 롤랜드버거는 지난해 최저임금만 보더라도 전체 임금근로자 임금의 중간값 대비 6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빈곤선(중위임금 대비 50%)을 크게 상회하는 등 적정 최저임금 수준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정기준을 더욱 명확화해 사용자, 근로자, 공익 등의 입장이 공평하게 반영되고 시장 변화까지 적극 반영해 최저임금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근로시간(주당)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빠르게 줄일 경우 영세 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네덜란드,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세금감면, 유연근로활성화, 임금동결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온 선례가 있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 단축 속도를 연평균 1시간 이하로 조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박성택 회장은 "올해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의 균형을 바탕으로 일자리 개혁을 이뤄내야 할 도전의 해"라면서 "갈등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동문제의 해법을 찾고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중기일자리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정책제언서를 여·야대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