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대표 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의 박성택 회장(사진)이 졸지에 인물난에 시달리는 처지가 됐다.
1년 전만해도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 출신의 고위 공무원을 대거 영입해 화려하게 진용을 꾸렸지만 이 가운데 두 명이 현 정부 들어서 차관급으로 영전하며 중기중앙회 입장에선 빈자리만 늘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중기중앙회 내부에선 "차관 양성 사관학교가 됐다"는 씁쓸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21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상근부회장이던 최수규 전 중기청 차장이 지난해 7월 말 중기부 차관으로 이동한데 이어 지난 18일엔 상임감사를 맡았던 지철호 전 공정위 상임위원이 차관급인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친정인 공정위로 돌아갔다. 최 차관은 상근부회장 자리를 6개월도 채우지 못했다.
행정고시 기수로는 지 부위원장이 29회로 30회인 최 차관보다 1회 빠르다.
이에 따라 중기중앙회는 현재 6개월이 다 지나가도록 상근부회장 자리를 채우지 못한채 기재부 출신인 박영각 전무가 대행을 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상임감사 자리까지 비게 되면서 두 자리를 채워야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박성택 회장은 그동안 공석인 상근부회장 적임자로 부처를 넘나들며 차관급 이상의 인물을 물색해왔었다. 기존 정책 파트너였던 중기청이 장관급으로 격상된데다 중소기업계 각종 현안이 갈수록 늘어나고 중기중앙회의 몸집도 커지면서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기존엔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자리를 1급인 중기청 차장 출신이 맡는 것이 관례였다.
이런 가운데 새 상근부회장에는 19대 국회의원 출신인 김모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의원 후반기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활동한 김 전 의원은 한 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물망에도 올랐지만 공개모집엔 최종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농민위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문 대통령 당선에 힘을 보탠 인물이다.
다만 중기중앙회 내부에선 상근부회장에 정치인보단 관료 출신을 더욱 선호하는 분위기다.
필요 입법 발의 등 대국회 업무보다는 중기중앙회 업무 특성상 각종 정책 입안이나 예산 지원 등의 이유로 고위공무원 출신이 사실상 쓰임새가 더 많아서다.
중기중앙회가 그동안 중기부, 기재부, 산업부 등에서 꾸준히 적임자를 찾았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정위로 자리를 옮긴 지철호 전 상임감사의 경우 오래전부터 부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긴했지만 공석이 현실화되면서 새 인물을 물색하기 위해선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중기중앙회는 오는 2월13일 이사회를 열고 안살림을 책임지는 상근부회장 선임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요즘 중기부 산하기관이나 유관단체들에 새 정부를 창출하는데 도움을 준 개국공신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는 모양새"라면서 "중기중앙회도 이런 바람을 비켜가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