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4곳 중 1곳은 지난해 자금사정이 전년도에 비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자금 수요에 대해선 10곳 중 8곳의 중소기업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 생산이나 투자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2017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를 조사해 21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금사정이 2016년과 '비슷하다'는 답변이 55%로 가장 많은 가운데 '다소 악화'는 22.3%, '매우 악화'는 2.7%로 25%가 '나빠졌다'고 판단했다.
'원활하다(매우원활+다소원활)'는 20%로 '악화'보다 5%포인트(p) 낮았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으로는 '판매 부진'이 6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54.7%), '판매대금 회수 지연'(30.7%) 순이었다.
올해 자금수요 전망에 대해선 84%가 전년에 비해 '유지 또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기업은 16%에 그쳤다.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답한 기업이 자금용도로 '원·부자재 구입'(31.3%)이나 '설비투자'(29.2%), '인건비 지급'(27.1%) 등에 주로 쓰겠다고 답한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은 경기가 그다지 좋지 않아 생산이 크게 늘지 않고, 설비투자도 보수적으로 하며, 인력 추가 채용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자금을 융통하는 수단은 은행이 72.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대출금리'(44.2%), '까다로운 대출심사'(31.8%), '과도한 부동산 담보요구'(19.4%) 등이 여전히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그러면서 정책금융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선 '기술력·성장성 우수기업에 집중 지원'(34.3%)하거나 '저신용 소기업 위주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29.3%)는 건의가 주를 이뤘다.
중기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1·4분기부터 중소기업 대출심사가 강화될 전망인 가운데, 인건비·금리·원자재 등 기업의 운전자금 부담이 심화됨에 따라 중소기업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 "경기 회복의 온기가 중소기업에 퍼질 수 있도록 당국과 금융권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