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 미운오리 였던 '딜라이브'가 백조로 돌아올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나 2016년 3분기에 딜라이브와 KCI 위험노출액(익스포저) 700억원을 100% 손실 처리했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딜라이브와 KCI 위험노출액은 각각 140억원, 55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은 딜라이브 위험노출액 640억원 가운데 11%인 70억원을 비용처리했다. KCI 위험노출액 410억원도 충당금으로 쌓았다. 이는 위험노출액 1950억원의 21% 규모다.
하나은행은 KCI 출자전환액 1670억원 가운데 1150억원(69%)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로 회계에 반영했다.
신한은행이 보유한 두 기업의 총 위험노출액은 229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딜라이브 70억원, KCI 21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신한은행행은 KCI 출자전환 주식 131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중 상당액을 지난해 4분기에 비용 처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 유승창·이남석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42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2%, 전 분기보다는 48.5% 줄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표정관리 중이다.
딜라이브 매각이 본격화하면서 충당금 폭단이 '복덩어리'가 될 것으로 기대돼서다. 케이블 방송 시장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는 2015년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딜라이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CJ헬로,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해 복수의 업체들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는 2007년 특수목적법인 KCI를 세워 총 2조3000억원에 딜라이브를 인수했다. 이후 딜라이브는 실적 악화로 인수금융 부도(디폴트) 위기까지 몰렸다. 이에 따른 출자전환으로 대주단에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다. 2015년부터 매각 작업을 추진했으나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불발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매각주관사인 삼일PwC의 투자설명서 발송을 계기로 딜라이브 매각 작업이 공식적으로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가 지난 2016년 사명을 바꾸고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감소하던 가입자 수가 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좋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까지 은행들은 딜라이브 및 모회사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에 대한 대출 및 주식에 대해 상당 수준의 충당금 적립 및 감액손을 이미 완료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추후 비용 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