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중소기업계가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만들자고 대기업들에 제안했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불공정행위 등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민간이 스스로 바로잡아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자는 차원에서다.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공정한 원가를 인정하고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공정원가 인정제'를 도입하고, 정부가 2022년까지 2만개를 구축키로 한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에서도 대기업의 기술력을 접목해 선례를 만들자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내수를 살려 침체된 중소기업에도 활력이 될 수 있도록 획기적인 규제개혁을 통한 관광·의료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도 정부에 당부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은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성장과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스마트공장 2만개 구축에 발맞춰 관련 사업에 모범적으로 참여해 온 대기업과 손잡고 민간주도로 업종별, 규모별 스마트공장 시범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기중앙회는 현재 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에 관련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대기업들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주요 기업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중기중앙회는 제값받는 납품단가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공정원가 인정제' 개념도 꺼내들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원자재값, 노무비, 전기료 등 합의된 적정한 공급원가와 그 변동분에 대해 원사업자인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납품단가에 반영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마침 정부는 공급원가 변동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하도급법을 개정해 이달 16일 공포한 바 있다.
중기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은 "법적 장치가 있지만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등과)거래 단절을 각오하면서 (납품단가를)오픈하는 것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공정원가 인정 문화가 확산돼 대기업과 협력사간 납품단가 문제가 사회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이 제안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러 업종 중에선 하도급 분야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 철강, 전자 등을 중심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중기중앙회는 경제 구조를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대기업 기술탈취 근절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오픈마켓 등 온라인시장 공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등도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박성택 회장은 또 "제조 중심의 수출만으로는 소득 4만 달러 달성과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면서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기반의 경제단체인 중기중앙회가 서비스 산업 육성을 꺼내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 회장은 "1만 달러 이상의 국가를 보면 제조업이 25~28%, 서비스업이 70~75% 수준이다. 우리도 합리적인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서비스업의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려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고용이 추가로 창출되는데 한계가 있다.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면 고용이 늘고 내수가 살아나 결과적으로 지역과 중소기업이 덕을 보는 경기 선순환 효과가 생길 것"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대선 후보 당시 중기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방명록에 '중소기업 천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박 회장은 "올해 들어 문 대통령을 3번 만났다. 중소기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가는 (정책)방향과 로드맵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중소기업을 위한)방향을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노사관계에서 노동계 입장을 듣고 있지만 중소기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