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기를 맞은 프린터 업계가 이색 아이디어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픈애즈
정체기를 맞은 프린터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프린터 시장은 2014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자결제가 도입되고 종이 인쇄물이 줄어들며 프린터·복합기 출하량은 200만대 수준을 유지하다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특화 제품들이 틈새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흑백이던 속도위반 고지서가 컬러로 바뀐 것도 사실 프린터 업계의 성공 사례다.
경찰청 속도위반 고지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흑백으로 인쇄됐지만, 신호등의 빨간색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차량 색상도 나타나지 않아 식별에 어려움이 있었다. 컬러 프린터를 사용하자는 수요가 있었지만 인쇄량이 많기에 비용이 문제가 됐다.
리소코리아는 일상적인 인쇄물에 고해상도는 필요치 않다는 분석에 해상도를 낮춰 인쇄비용을 줄인 컬러 프린터 '컴컬러'를 개발, 출력 비용을 1/4 수준으로 줄였다. 공공기관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었고 현재 컬러 고지서를 만드는데 쓰이고 있다.
리소코리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고해상도에 집중하고 있지만 학교 시험지, 건강검진 책자 등의 단순한 그림은 해상도를 낮춰도 보는데 문제가 없다"며 "비용 때문에 컬러를 도입하지 못하던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리소코리아는 컴컬러에 '퍼펙트 바인더'라는 옵션 기기도 도입했다. 이 기기를 사용하면 프린터기가 출력부터 제본까지 분당 100페이지 속도로 자동 제작해준다. 아웃소싱 없이도 책자를 만들 수 있어 관공서, 학원 등의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속 인쇄도 프린터 업계가 주목하는 특화 기능 중 하나다. 브라더인터내셔널코리아는 서류와 교재 등 종이 출력물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공간은 협소한 회계법인과 학원을 타깃으로 고속 출력이 가능한 소형 복합기(MFC-L6900DW)를 선보였다. 최대 50ppm의 속도, 1200×1200dpi 인쇄 해상도를 지원하며 토너 하나로 최대 2만매를 인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본 520매의 용지함에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2080매를 수용할 수 있어 대량 출력에 적합하다. 높아진 보안 의식에 맞춰 NFC 기능을 지원, 등록된 사용자에 한해 사용할 수 있는 보안장치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프린팅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발상의 전환이 안정적인 수익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