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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열풍에… 그래픽카드 '金값'

지난 12월 38만원이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1월에는 86만원으로 올랐다. 이 제품의 2월 1일 기준 최저가는 104만원, 평균가는 110만원이다. /다나와



그래픽카드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도록 치솟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 수요가 계속 늘어난 탓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 출시 가격이 20만원대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소매상에서는 100만원을 넘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AMD는 그래픽카드 라데온 RX580을 선보이며 레퍼런스 모델을 선보였다. 레퍼런스 모델이란 AMD, 엔비디아 등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업체가 직접 제작한 완제품이다. AMD는 RX580 8GB 메모리 레퍼런스 모델을 229달러(약 23만원)에 출시했다.

사파이어, 기가비이트, MSI, XFX, 파워컬러 등 그래픽카드 공급업체들은 레퍼런스 모델을 기반으로 각자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들을 선보인다. 두 종류의 제품 간 차이는 크지 않지만 레퍼런스 모델은 수량이 제한적이기에 소비자들이 접하는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공급업체들이 생산한 물건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공급업체들이 판매하는 비레퍼런스 제품도 국내 도입 당시 30만원대 가격을 유지했다. 지난해 4월 기준 기가바이트의 '라데온 RX580 XTR AORUS D5 8GB' 제품의 국내 판매 가격은 34만원이었고 사파이어의 '라데온 RX580 NITRO+ 리미티드 에디션 OC D5 8GB Dual-X' 국내 판매가는 37만원이었다.

그러나 현재 두 제품의 가격은 각각 130만원, 99만원이다. 국내 가격이 36만원이던 파워컬러의 '라데온 RX 580 D5 8GB 붉은악마 디앤디컴'은 두 달여 만에 210만원이 됐다. 이마저도 유일한 판매업체가 출고일을 정하지 않은 예약 구매로 지정해 사실상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대부분의 업체에서 제품을 품절시키고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 AMD의 RX580은 출시된 지 1년이 안 됐음에도 대부분의 공급업체 모델이 단종된 상태다. 이미 높아진 가격에 웃돈을 얹어도 일반 소비자는 구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상화폐 채굴기에 다량의 그래픽카드가 사용되며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그래픽카드 품귀는 가상화폐를 채굴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는 통상 거래소에서 유통되지만 금광에서 금을 직접 캐내듯 '채굴'할 수도 있다. 암호화된 수식을 계산하는 과정에 자신의 PC를 참여시키면 그 기여분 만큼의 보상을 받는 식이다. 최근 다양한 가상화폐가 생겨나며 가상화폐를 채굴해 판매하려는 수요도 늘어났다. 정부 규제로 가상화폐 거래가 위축됐지만 채굴 열풍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품을 구하지 못해 전자상가를 찾는 소비자도 있지만 웃돈을 얹어주더라도 물건은 구할 수 없다"며 "채굴업자들이 이미 선금을 내고 국내 공급 물량을 전부 가져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일반 소비자들은 업자들이 탐내지 않는 보급형 제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19일 들여오는 그래픽카드를 웃돈을 얹은 가격에 공급해주기로 채굴업자와 계약하고 선금 1억원을 받았지만 아직 가져다주지 못했다. 더 비싼 가격을 부른 채굴업자에게 물량이 갔기 때문"이라면서 "업자들도 서로 경쟁이 붙어 제품을 못 구하는 상황에 일반 소비자에게 갈 물건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채굴업자들이 외면한 보급형 그래픽카드를 써야 할 처지다. 성능이 낮아 채굴업자들이 외면한 제품들인 만큼 최신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없지만 마땅한 대안도 없는 탓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기도 한다.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온 김건후(29)씨는 "일본의 그래픽카드 판매 가격이 한국보다 저렴해 여행을 하는 김에 그래픽카드도 장만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은 국내 AS가 되지 않아 고장이 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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