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롯데손보 김현수 대표이사.
내달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연임·교체 등 거취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호(好)실적을 기록한 한화생명 차남규 부회장, DB손보 김정남 사장,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 등은 연임이 확실시되지만 일부 CEO의 경우 경영난 등의 문제로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등 생보사 CEO는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
KDB생명의 경우 내달 안양수 사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현재 보험개발원 등을 거친 보험업 전문가 정재욱 세종대 교수를 일찌감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안양수 사장은 그간 끊임없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에 시달려 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보험금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당국 권고기준(150%)을 한참 밑도는 등 경영의 어려움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지난달 30일 정 교수를 KDB생명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오는 21일 임시주총 및 이사회 개최를 통해 선임할 예정이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했다. 한화그룹 출신이 한화생명 부회장에 오른 것은 차 부회장이 처음이다. 임기 간 한화생명의 해외시장 개척 및 기술금융 정착 등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연임 가능성도 커졌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10월부터 구한서 사장과 뤄젠룽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이루고 있다. 동양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뤄젠룽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앉히면서 구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구 사장 임기 중인 지난 2016년 유례없는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손실 책임이 뒤따른다. 구 사장의 퇴진이 전망되는 이유다.
DB손보 김정남 대표는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DB손보는 사명 변경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602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브랜드명 변경도 성공적으로 이뤘단 설명이다. 김 대표가 이번 연임에 성공할 경우 무려 11년 동안 사장 자리를 지킨 업계 최장수 CEO로 기록될 전망이다. 동부화재 시절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취임 후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임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3846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순익을 시현했다. 전년 대비 62.1%나 증가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12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롯데손보 김현수 대표이사 역시 최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연임이 확실해 보인다. 김 사장은 지난 2014년 롯데손보 사장 취임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 2016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익 234억원, 순이익 143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달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직 임기가 남은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 오는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고를 앞두고 있어 이 같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14년 삼성생명 사장에 취임해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삼성생명이 꾸준히 호실적을 보이고 있어 교체 없이 무난히 임기를 마칠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지난 삼성전자 계열사 임원인사에서 50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이 같은 시각이 제기된다. 감 사장은 1955년생으로 올해 만 63세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으로 삼성전자 관련 계열사들이 그룹 전반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금융 계열사 CEO의 거취 문제에도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