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장추천위원회, 백복인 사장 연임 결정
-IBK기업은행 "주주총회서 문제 제기할 것"
*중소기업은행의 2018년 2월 1일 기준 지분율은 6.93% 자료: KT&G 3분기 보고서
IBK기업은행이 KT&G 백복인 사장의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기업은행은 KT&G의 2대 주주로 경영참여 선언과 함께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2일 KT&G의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KT&G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9.8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며, 기업은행(지분율 7.53%)과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5.48%), 블랙록(5.47%) 등이 KT&G 지분을 5% 이상 들고 있다. 이달 1일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KT&G 지분율은 6.93%다.
기업은행이 경영참여를 선언한 이유는 최근 진행된 KT&G의 사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KT&G의 사장 선임과 관련해 절차와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사장추천위원회가 일정을 강행해 '경영참여' 공시를 추진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KT&G 사추위는 이날 사장 선임을 위한 면접을 거쳐 기존 백복인 사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만약 선임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백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KT&G는 지난달 30일 저녁에서야 사장 공모를 위한 공고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서류 접수는 단 이틀만 받았다. 이후 하루 만인 2일 서류 심사를 완료하고, 이날 최종 후보를 선정했음을 감안하면 모든 절차에 걸린 기간은 단 5일에 불과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KT&G 주식 매각 방침을 철회한 만큼 경영투명성 등을 위해 주주로서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주총에서 백 사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는 것과 함께 사외이사 선임 등 경영에 관한 사항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분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기업은행은 KT&G에 이사와 감사의 선임·해임, 정관변경, 배당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백 사장의 연임 여부는 주총 표대결을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국민연금과 기업은행, 외국계 투자자 등 5% 이상 주주들의 지분율은 30%에 달한다. 그간 백 사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과 전 임직원들의 고발 등을 고려하면 기관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KT&G 주식의 매각 결정을 철회한 바 있다.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 효과보다 자기자본비율 제고와 추후 배당수입 등을 감안해 계속 보유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