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뭉칫돈이 몰리고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 달러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5일 현재 125조3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29일 97조원대까지 떨어졌던 MMF 설정액이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많이 불어난 것이다.
MMF는 단기 자금 투자처이자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파킹(돈을 맡기는)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들이 MMF에 자금을 묻어둔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을 꺼린다는 뜻이다.
미국발 금리 인상 우려가 투자자들의 몸을 움츠러들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패닉' 수준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선뜻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없다.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이 또한 제한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폭락하던 지난 6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거래량은 6만6582그램(g)에 달했다. 지난달 16일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거래대금도 31억5011만원에 달했다.
펀드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안전 제일'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국내 채권형펀드는 1424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펀드에서는 4270억원이 이탈했다. 금리 리스크카 부각된 최근 1주일간에도 국내 채권에서는 174억원이 유입됐고, 해외 채권형에서는 1806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의 고용지표가 '불씨'가 됐다. 1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과 맞물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횟수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추가로 4차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달러를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중 달러 예금은 707억달러였다. 2016년 말 대비 211억달러(42%) 늘었다. 1월 분위기도 비슷했다. 1월 4대 시중은행의 외화예금은 496억500만 달러였다. 지난해 9월 말 404억7100만 달러보다 늘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00원 선을 넘나들고 있어 외화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 국채금리 상승 폭 확대, 임금 상승압력 가중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강화로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미국의 핵 태세 보고서(NPR) 공개로 북핵 리스크가 재부각된 점도 있다"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급격히 약화됐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지며 원화 약세압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투자금융(IB) 업계에서는 시장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금 같은 안전자산 쪽으로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시기와 횟수에 따라 주식 및 채권시장이 받을 충격의 크기가 다른 데다 유럽과 일본 등의 통화정책 방향도 변수로 꼽힌다.
(단위:억원)
2018-02-05 1,253,483
2018-02-02 1,247,878
2018-02-01 1,222,977
2018-01-31 1,209,554
2018-01-30 1,219,053
2018-01-29 1,177,495
2018-01-26 1,171,972
2018-01-25 1,167,896
2018-01-24 1,149,720
2018-01-23 1,144,583
2018-01-22 1,139,101
2018-01-19 1,159,573
2018-01-18 1,156,555
2018-01-17 1,165,667
2018-01-16 1,160,366
2018-01-15 1,139,056
2018-01-12 1,134,589
2018-01-11 1,136,708
2018-01-10 1,137,898
2018-01-09 1,146,274
2018-01-08 1,134,313
2018-01-05 1,114,125
2018-01-04 1,108,091
2018-01-03 1,050,173
2018-01-02 986,986
자료=금융투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