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일본 대형 가상통화거래소 코인체크는 580억엔 규모의 가상통화(NEM) 부정 유출(해킹) 사고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2월 마운트곡스(MT.Gox)에서 발생했던 470억엔 상당의 비트코인 유출 사고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의 가상통화 해킹 사건으로 피해자는 약 2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체크는 이틀 뒤 피해액의 약 80%에 해당하는 460억엔을 자체 보유 현금 등으로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공표했다.
한국은행은 11일 이 같은 일본의 해킹 사고로 인해 가상통화 시장이 상당기간 냉각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한은은 이번 사건으로 현재 거래소는 물론 일본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저하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금융청은 가상통화거래소로선 최초로 업무개선 명령을 발동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인체크는 당국의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로 영업하며 투자자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코인체크의 460억엔 규모 보상방안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부정 유출된 5억2300만 넴(NEM)에 대해 넴당 88.5 엔으로 환산해 보상하다고 했지만 시기를 비롯한 구체적 방안은 미정이다. 시장에선 코인체크의 보유 현금 규모가 불투명한 데다 자본금도 9000만엔에 불과한 점을 들어 폐업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한은은 이번 해킹사건이 향후 가상통화 시장에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거래소 및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 저하로 가상통화 시장이 상당 기간 냉각될 것으로 봤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해킹이 가상통화 자체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코인체크의 허술한 가상통화 보관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시장의 과도한 반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나온다.
넴 가격은 사고 발생 직후 급락했다가 코인체크의 피해 보상 방침 발표로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미국의 가상통화 규제 움직임 등으로 다시 하락세를 띄고 있다.
한편 일본 금융청을 그동안 지연됐던 가상통화 업계 자율규제기관 인증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대표적인 가상통화 업계 협의체인 일본블록체인협회(JBA)와 일본가상통화사업자협회(JCBA)를 조속히 통합하고 자율규제를 위한 규정 정비에도 나설 계획이다.
가상통화 넴의 가격 및 시가총액, 거래량./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