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설 명절을 맞아 국민 11명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올해 쌍둥이를 출산해 세 아이의 엄마가 된 김주영씨, 어려운 가정환경을 이기고 수학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대학신입생 이현준씨, 베트남에서 파견 근무중이던 한국인 남편과 귀화해 외사경찰에 입문한 경찰관 팜티프엉씨….'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를 맞아 격려 전화를 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면면이다.
1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 '새로운 시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각 분야의 인물들과 1시간 20여 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 인물 11명에는 가수 서현씨도 포함돼 있다. 서현씨는 북한 예술단 삼지연 관현악단의 무대에서 남북 합동무대를 꾸몄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인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께서 ▲2014년 소방항공대 특수구조단에서 세월호 수색 임무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대원과 같이 근무했던 김수영씨 ▲고등학교 졸업 후 도전한 경영실패를 발판 삼아 블라인드 채용으로 입사한 유슬이씨 ▲공중보건의로서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임현우씨 ▲현재 제주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작가 현기영씨 등과도 통화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호주에 있다 한국으로 돌아와 얼마 전 출산한 김주영씨에게 문 대통령은 아이를 키우는 데 외국과 한국의 차이점과 아쉬운 점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호주는 가족 위주의 생활문화가 정착돼 있다. 아빠들의 퇴근시간도 빨라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도 많다"면서 "외출해서도 기저귀를 갈거나 수유를 해야할 때 전혀 불편함이 없었는데 한국은 유모차를 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근무시간을 줄여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신병훈련생 유지환씨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적을 포기하기 싫었다. 부모님께서도 몸이 편한 곳으로 가길 권유했지만 스스로를 단련하기 위해 해병대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유씨에게 신병교육대가 포항에 있어 지진을 느꼈을텐데 놀라지 않았냐며 안부를 물었고 멋진 해병이 돼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임현우씨와의 통화에선 "거문도 주민들이 공중보건의인 임씨를 칭찬하는 민원을 보내와 전화하게 됐다"고 격려했다. 이에 대해 임씨는 "제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현실적 한계 등으로 의료지원을 다 못해 드리는 점이 늘 죄송하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가수 서현씨에게 삼지연 관현악단과 합동 무대에 선 것에 대해 감사를 전했다.
서현씨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게 돼 기뻤다"며 그 날의 감동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시작됐다"면서 "평화올림픽이 계속 이어져 평창 이후까지도 그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설 당일엔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17일에는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평창으로 달려가 선수단 등을 격려하고 일부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