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린치.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이자 마젤란펀드를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로 키워낸 '월가의 영웅'이란 찬사를 받고 있다. 1977년 마젤란펀드의 운용을 처음으로 맡은 그는 1982년 경기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시장이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크라이슬러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린치를 "미쳤다"고 몰아세웠지만 그는 '누구에게나 죽음이 찾아온다는 것과 같이 확실한 명제는 바로 미국인들이 자동차를 사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걱정에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 치는 등 불안한 흐름이다. 이런 장에선 사소한 소식 하나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이다. 시장이 과민반응을 보일 때 이를 역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의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실적에 대한 걱정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면서 디스플레이와 무선사업의 실적이 지난해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도 저가 매수 측면에서 관심 대상이다.
18일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7%(7만3000원)오른 245만원에 마감했다.
실적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올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모두 하향 조정했다. 애플 아이폰X의 판매가 부진하고,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도 둔화되는 등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모두 예전만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후방사업부문인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지나친 기우라는 지적이 더 많다. 액면분할 등 주주가치 경영에 따른 기대와 내재가치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 2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공개될 삼성전자의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9가 예상 외로 선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갤럭시S9가 독주하면서 1분기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7.8% 증가한 7천8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아이폰X의 신제품 효과가 소멸돼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년 2월 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던 화웨이, LG전자 등이 출시를 5∼6월로 연기했다"며 "갤럭시S9는 뚜렷한 경쟁 모델 부재로 판매가 양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주가는 15만원대까지 밀렸다.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도 각각 3만2600원, 22만4500원을 기록중이다. 전무나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지난해 실적 부진이 지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영업이익은 4조5747억 원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매출액은 96조3761억 원으로 전년보다 2.9% 늘었다. 신차 효과와 금융 부문 성장에 따른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622억 원으로 전년보다 73.1% 감소했다. 반면 매출은 1.6% 증가한 53조5357억 원이었다.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 1조 원가량을 반영한 영향이다.
신한금융투자 정용진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코나를 시작으로 SUV 라인업의 확대(기존 2차종 . 8차종)가 진행 중이고, 지배구조 개편시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의 재평가(투자자산 22조원)가 가능하다"면서 "CES 2018에서 실리콘밸리 유력 업체인 오로라와 협력 관계를 공개하는 등 글로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적 반등을 기점으로 저평가 해소가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박인우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면서 "부품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신성장(친환경차 파워트레인, ADAS)의 본격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고려해 '매수'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