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이 갈림길에 서게 됐다. 연휴 직후 성동조선해양 등 중소 조선사에 대한 외부 컨설팅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며, 한국GM에 대해서도 이달 말을 시한으로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들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국책은행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많게는 수천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지만 경쟁력이나 회생가능성 뿐 아니라 지역경제와 일자리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주관으로 진행 중인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에 대한 회계법인 컨설팅 결과가 연휴 뒤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채권단이 실시한 재무적 실사에서는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금융 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다시 한번 컨설팅이 추진됐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지난달 신년간담회 자리에서 "성동조선을 살리려고 했을 때 투입되는 자금은 궁극적으로는 국민에게서 나오는 만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되는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성동조선에 대해서는 재무적 측면 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도 같이 고려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컨설팅 결과가 성동조선 등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 한 관계자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인 만큼 국책은행은 물론 정부도 컨설팅 결과를 뒤집는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에 대한 구조조정도 해법을 찾기 힘들다.
GM은 지난 13일 한국GM의 군산 공장을 오는 5월 말까지 폐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와 함께 GM은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2월 말까지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결국 2월 말까지 정부가 한국GM 지원을 결정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추가 철수도 고려하겠다는 으름장이나 다름없다.
반면 산업은행은 한국GM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지만 2014년부터 누적된 적자에도 경영간섭은 물론 제대로 된 경영자료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관계기관 회의를 갖고 "GM 측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생산중단과 폐쇄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일자리와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한국GM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GM측과 지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회생가능성 따지기 보다는 지역경제나 일자리 살리기에 무게중심이 실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구조조정의 전면에 나섰던 국책은행들만 부담이 커졌다. 특히 산업은행의 경우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매각이 줄줄이 불발된 데 이어 한국GM의 증자까지 더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