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되는 서남대 의대 가동해야"… 서울시립대 공공의과대 설립 제안
서울시립대학교(총장 원윤희)가 전북 남원 소재 서남대 폐교 이후 의과대학 시설과 정원을 활용해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의대가 없는 서울시립대는 이달말 폐교가 확정된 서남대 의대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무소속 이용호 의원 주최 '서남대 폐교 이후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최병호 원장은 발제를 통해 서울시 등 전국 광역지자체가 공동운영하는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제안했다. 서울시립대는 아울러 남원 지역의 농·산림자원 등 특화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농생명대학을 설치해 남원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제안 내용을 보면, 각 지자체가 학생 추천과 교육비를 부담하고, 학교 시설 등에 대한 투자는 서울시립대가 맡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서울시립대가 서남대 의대를 인수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의과대 전공의 수련과 임상 실습은 각 지자체 소속 산하 의료원에서 시행하고, 전문의 취득 후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9~10년 간 의무복부를 통해 실질적으로 지자체 맞춤형 공공보건의료 인력을 양성해 지역 의사 수급 문제를 풀어보자는 취지다.
최병호 원장은 메트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립대는 올해 100주년으로 학교 위상에 비해 의과대학이 없는게 단점으로 꼽혀, 그동안 역대 총장님마다 의대 설립에 공을 들여왔다"며 "기존의 시설과 인력을 버리기보다 서울시립대가 가동해 남원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군산 GM공장 철수 등 전북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의사가 모자르는 각 지자체가 참여해 의사를 지자체가 직접 양성하는 첫 시도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서남대 의대는 의과대 정원 49명을 포함해 간호과와 물리치료과 등 관련 학과 정원 200여명으로, 서남대 폐교 이후 재학생은 같은 지역인 전북대와 원광대로 특별편입된다. 의대 신입학 정원은 같은 지역인 두 대학의 2019학년도 정원으로 분산 배치한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립대의 공공의과대학 설립은 의과대 신입학 정원을 배정받으려는 전북대와 원광대, 공공의료개혁안을 짜고 있는 복지부의 수용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