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대표 기업인 금호타이어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지엠·GM), 롯데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이번주부터 다음달까지가 운명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산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경영정상화 방안을 놓고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26일 운명의 날을 맞이한다.
채권단은 이날까지 금호타이어에 노사합의를 전제로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출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노조는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중단이 없으면 경영정상화 계획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노조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행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모든 이해 당사자의 고통분담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채권단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노조는 '더블스타 매각설'에 민감하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가더라도 경영정상화 계획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금호타이어를 어디에 매각하느냐를 떠나 우선적으로 경영정상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낮은 생산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구속 수감 중인 가운데 롯데지주의 후속 분할합병안이 임시주총에서 무사히 통과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오는 27일 개최되는 롯데지주 임시주총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상사,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7개사 간 분할합병안을 논의한다.
이 안이 통과되면 지난해 10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한편 신 회장 구속으로 한일(韓日) 롯데가 단절되면서 4.6%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롯데 소속 회사들의 표심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롯데는 신 회장의 측근인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사장 등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일본롯데 관계사들이 신 회장에 반기를 들 확률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도 롯데지주 지분율이 0.2%에 불과해 이번 주총에서 방해 목적의 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지엠의 경우 미국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군산공장 폐쇄 이후 2월말까지 추가 구조조정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한국지엠의 운명은 3월말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3일 한국지엠 이사회에서 GM은 7200억원 규모의 차입금 회수를 '실사 이후'로 보류했다. 그러나 4월에도 1조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예정돼 있어 일시 상환 부담은 더 커졌다.
신차 배정과 노조 합의 문제도 남아 있다. GM은 3월초부터 글로벌 사업장을 대상으로 신차 배정을 하는데, 한국에는 '소형 SUV 25만대(부평공장), CUV 25만대(창원공장)' 등 50만대 신차 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지난번 방한후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의 입을 통해 우리 정부에 통보한 상황이다.
GM은 신차 배정에 앞서 한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GM이 신차 배정 등 한국지엠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힌 후 경영실사를 통해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GM과 한국 정부의 기싸움이 본격화 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