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수주 부진으로 침울했던 국내 조선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신규 선박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빅3 조선사인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미포조선 포함)·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연이어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어 한 동안 비어 있던 도크(선박건조대)에 일감을 채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들어 글로벌 조선업황은 지난해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1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총 63척, 234만3310 CGT로 작년 1월 100만2822CGT(64척)보다 크게 늘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컨테이너선 8척과 LNG선 1척 등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10억달러를 넘겼다. 현대중공업도 20억달러 이상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약 10억2000만 달러 상당의 수주를 이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선 8척을 8200억원에 수주하는 등 현재까지 수주 금액 1조원을 넘기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에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해는 업황 개선에 힘입어 82억 달러 수주가 예상된다"면서 "LNG선과 셔틀탱커 등 적정 이익 확보가 가능한 선종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GS칼텍스의 용선투자를 바탕으로 작년 현대상선과 현대글로비스로부터 초대형원유수송선(VLCC) 각각 2척과 1척을, 최근에는 H-라인으로부터도 VLCC를 2척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도 워터프론트 등으로부터 탱커4척, 일본 선사로 부터 1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피더선 2척을 수주 했다.
이외에 최근 외신 등을 중심으로 현대중공업의 수주설이 나오는 등 조만간 추가 계약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CMA CGM은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추가 6척 옵션)에 대해 현대중공업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중공업은 영국 플렉스LNG와 LNG운반선 2척(추가 2척 옵션)에 대한 건조 협상도 진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선주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 (VLCC) 3척을 추가 수주했다. 이들 선박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0년 상반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수주한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은 길이 336m, 너비 60m 규모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기준에 충족하는 친환경선박으로 고효율 엔진과 최신 연료절감 기술 등 대우조선해양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4척, 초대형원유운반선 3척, 특수선 1척 등 총 8척 약 10.2억 달러(약 1조1000억원)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누적 수주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규모는 42억달러로 전년 대비 21% 늘었다"면서 "현재 추세대로 수주가 이어진다면 올해 수주는 지난해 대비 40% 증가해 목표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VLCC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초 LNG와 컨테이너선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여러 선종이 고루 좋다는 것은 신조선가 상승에도 유리한 환경이라는 의미"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