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절대평가, 외고·자사고폐지 등 문재인 교육정책 첫 시험대
6.13 지방선거가 약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별 후보 단일화가 이번 선거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등에 업은 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우세를 점한 가운데, 전교조 등을 중심으로 진보진영 후보군이 형성되고 있고, 이에 대응할 보수진영 후보군도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첫 진보교육감이 불명예 퇴진한 가운데 치러지는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2회 연속 진보교육감이 나올지 관심사다. 진영간 후보가 드러나고 정식 후보자등록(5월24~25일) 이후에는 수능절대평가와 유아기 영어교육 금지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수도권 최대 승부처 서울시교육감선거
수도권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교육감에는 현직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달 27일 '태어난 곳은 달라도 교육을 같아야 한다'는 책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보수진형 대항마로 이주호 전장관, 조영달 서울대 교수 등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인지도와 현직 프리미엄, 현 정부와의 정책 공조 등 조 교육감의 대항마를 찾기 어렵다는 게 교육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조 교육감 외에 이성대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지난 대선 때 안철수 당시 후보의 학제 개편안을 자문했던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교수도 후보로 거론된다.
진보진영에서는 지난달 27일 '서울촛불교육감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후보 단일화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1월 말 가장 먼저 출마선언한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조 교육감의 영훈국제중, 자사고, 외고 등 특권학교 재지정 발표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 전 지부장은 "영훈국제중은 의무교육인 중학교 단계에서 비싼 학비를 부담할 수 있는 학부모들만 자녀를 보낼 수 있는 특권학교를 만든 것으로 처음부터 설립되어서는 안되는 학교였다"고 강조했다.
이 전 지부장은 ▲대학 입시 통합전형 시행 ▲수능시험의 자격고사화 ▲고교 내신 성적 중심의 대학입시 개혁 ▲외고,자사고 등 특권학교 폐지 등의 공약을 내놓으며 조 교육감을 압박하고 있는 형세다.
보수진영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조 교육감의 대항마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다만 대학원 학사일정과 국제지구 활동 등을 이유로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밖에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신현철 전 부산 부성고 교장, 최명목 사단법인 한반도평화네트워크 이사장 등이 보수진형 후보 단일화 과정에 합류했고, 이주호 전 장관 시절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았던 이대영 무학여고 교장, 이준순 전 서울교총 회장,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 경기교육감선거, 이재정 교육감-진보후보 단일화 관전 포인트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는 이재정 현 교육감과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진보 성향인 이 교육감은 공식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재선 출마가 유력하다.
진보진영에서는 '2018 소통과 협력을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가 출범했고,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구희현 사단법인 친환경학교급식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기교육감 선거캠프 출신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 송주명 한신대 교수,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 등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현직 이 교육감이 가장 유력한 가운데, 이 교육감은 지난 4년간 교육정책에 대한 도민 평가에 따라 출마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고, 다만 진보진영 단일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여서 진보 진영 내 후보 단일화 결과가 특히 주목된다.
특히 송주명 한신대 교수는 현 교육감에 대해 "2009~2017년 경기혁신교육은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최근 소통이 부족하고 일방적인 상의하달로 교육의 자발성이 후퇴하고 있다"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송 교수는 "공부도 잘하는, 창의적인 혁신교육으로 거듭나야한다"면서 차별화를 부각했다.
송 교수는 공약으로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민주주의학교 ▲보편적 복지가 실현되는 보편복지학교 ▲친환경무상급식, 수업준비물, 고교 수업료 공공부담 등 무상교육화 ▲교복 제공 ▲구성원 대상 노동인권교육 체계화 등을 제시했다.
보수진영에서는 국회의원 출신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 최창의 행복한 미래교육포럼 대표, 석호현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난 2월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임해규 전 의원을 후보로 추대했다. 가장 먼저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이달주 화성 태안초 교장은 아직 보수후보 단일화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 이청연 인천교육감 뇌물수수 구속… 진영 간 각축 치열 예상
인천교육감 선거의 경우 이청연 인천교육감이 지난 2월 뇌물수수 협의로 구속되면서 수도권에서 진보-보수 진영간 가장 치열한 각축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보수진영에 인천교육감자리를 내 준 보수진영은 인천교육감 통합위원회를 발족하고 경선 룰을 논의하는 등 '고토 회복'에 발 빠르게 나선 상태다. 보수 후보군으로는 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 이재희 전 경인교대 총장 등이 거론된다.
진보진영에서는 인천 첫 진보교육감의 불명예 퇴진이라는 부담감 속에서 2회 연속 진보교육감을 내놓겠다는 자세다. 인천 내 유일한 진보후보 단일화 단체로 출범한 '촛불 교육감 추진위원회'는 오는 9~11일 단일화 경선에 나설 계획으로 도성훈 동암중 교장, 임병구 인천예술고 교사가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 전 교육감의 빈자리를 메워 온 박융수 인천시 부교육감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박 부교육감은 공직 사퇴 시한까지의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할 경우 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