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정책연구소 실태보고서
'0~5세 무상교육'이 시행중이지만, 가구당 월 평균 20만원을 영유아 교육·보육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상교육이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용에만 집중돼 시설 이용에 어려움이 있거나 사교육으로 인한 가계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지적된다.
5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낸 '영유아 교육·보육비용의 변화 추이와 지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유아를 기르는 1119가구를 조사한 결과 1인당 월평균 총 교육·보육비용이 19만8000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출이 전혀 없는 가구(11.8%)를 제외하고 비용을 지출한 가구만 기준으로 하면 영유아 1인당 월 평균 25만5000원이었다.
연구팀이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2017년 영유아 교육·보육비용 추정치는 총 8조4173억원이었고, 이 중 44.4%에 달하는 3조7397억원이 사교육비로 나타났다.
가구별 영유아 교육에 쓰는 비용은 정부가 부담하는 보육료를 제외한 어린이집, 유치원, 영어학원, 놀이학원에 드는 비용과 학습지 등 사교육 비용, 가정 내 양육을 위해 지출되는 개별돌봄서비스 비용 등이 포함된다.
어린이집 이용 아동의 경우 조사 대상의 43%가 이용하면서 유아반 차액보육료와 특별활동비 등 월평균 6만90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민간어린이집을 다니는 3~5세 아동 부모는 차액보육료를 별도로 지불하고 있었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는 4만6000원이었지만, 민간어린이집 비용은 9만3000원으로 두배 많았다.
전체의 35.2%가 이용하는 유치원의 월 평균 비용은 19만8000원으로 민간어린이집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국공립 유치원의 경우 교사 인건비 일부나 전부를 지원받지만 사립유치원은 정규 수업료만 평균 21만원이었고, 이외에 현장학습비, 행사비, 차량운행비, 급간식비, 교재구입비, 특성화활동비 등을 합친 평균 비용은 27만3000원으로 국공립 유치원(5만2000원)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사교육을 받는 영유아는 소수였지만 큰 비용이 들었다. 영어학원이나 놀이학원, 미술학원, 체육학원 등 반일제 이상 학원에 다니는 아동은 전체의 3.7%였고, 월평균 73만5000원이 들었다. 또 학습지나 시간제 학원, 개인 및 그룹지도 등 시간제 사교육 이용 비율은 37.2%였고, 평균 1.9개의 사교육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월평균 비용은 11만4000원이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기 힘든 경우에 이용하는 개별돌봄서비스는 1일 평균 5.6시간, 주당 평균 4.8일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여기에 월평균 53만700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영유아 교육과 보육에 드는 비용이 가구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2%, 가구 지출 대비 비중은 8.5%였다. 지출 비중은 맞벌이 가구일수록, 자녀수가 많을수록,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증가했다.
연구팀은 보고서를 통해 "현행 영유아 지원정책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이용에 집중돼 있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며 "가정 내 양육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원하거나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가구는 별도 비용을 들여야 해 가계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계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비용 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내용과 범위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다양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