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하는 대북특별사절대표단(대북 특사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5일 평양에 도착했다.
대북 특사단은 1박2일 동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과 면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와 남북 정상회담, 북미간 대화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현지에서 돌아올 때 어떤 성과물들을 가져올 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사단 대표인 정의용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번 주 내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도 방북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다.
정 실장을 비롯해 서훈 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해 평양 순안공항에 안착, 본격적인 방북 일정에 들어갔다.
특사단은 6일 오후 남쪽으로 돌아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대북 특사의 평양행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북측에서 특사와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데 대한 답방형식이다.
하지만 이번 우리측 특사단엔 장관급이 두 명이나 포함돼 있어 무게감을 더한 데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꼬인 북한과의 실타래를 풀고 특히 남북을 넘어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 개선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끌 수 있는 획기적 전환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게다가 지난 평창올림픽을 맞아 방한한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특사가 전달한 문 대통령과의 남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이번 특사단의 일정속에서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실무진 5명으로 구성된 대북특별사절단이 북한 방문을 위해 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특별기를 타고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정 실장은 방북길에 앞서 청와대 춘추관에 들러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의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살려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긴요한 남과 북간의 대화는 물론 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특사단 핵심 멤버인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서울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문 대통령에게 방북 인사를 했고 문 대통령은 이들을 격려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관 '세계기자대회' 오찬사에서 "우리는 북한이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진솔한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하는 바"라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을 그려나가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와 함께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갈 필요도 있다. 특히 우리는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