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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나이스(NICE)그룹 회장이 꿈꾸던 미래다. 꿈을 다 펼쳐보지 못한 채 55세라는 젊은 나이에 6일 오전 가족과 지인의 곁을 떠나 주변을 안타깝게 한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으며, 8일 오전 영면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정옥 여사, 아들 원우 씨와 딸 수아 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를 찾은 재계 한 최고경영자(CEO)는 김 회장을 '특별한 사람'이라고 칭하며 "나이스그룹을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신용평가시장에서 한국의 '무디스'라 칭해도 손색없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일찍 곁을 떠날 줄 몰랐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마지막 인사조차 할 기회 없이 이렇게 허망하게 고인을 보내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도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고인의 열정과 꿈이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회장은 금융권 CEO 가운데 특이한 이력을 가졌던 인물이다. 전자공학과를 나와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뗀 뒤 휴대전화 부품업체를 차린 제조업 출신이라서다. 또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 않아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한때 '기업사냥꾼' 의심을 사 금융당국이 내사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사석에서 본 그는 잘생긴 외모에 패션 감각이 뛰어난 젊은 50대 CEO였다.
그의 경영철학은 정도, 자율, 공평이다. 원칙에 입각한 투명한 '정도경영', 직원들이 즐겁고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자율경영',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공평경영'의 3가지 요소만 갖추면 기업의 미래는 보장된다고 믿었다. 특히 그는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돈이 아닌 영속성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의 500년 된 우동집이 한때를 풍미하다 사라지는 대기업보다 더 값지다고 여겼다.
그는 평소 '실제적인'이란 단어를 자주 썼다. 자신도 실제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사전적 의미로 '공상적인 것을 배척하고 매우 현실적'이란 뜻이다. 회장 집무실 크기도 16㎡(5평)가 채 안 될 만큼 효율성을 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