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현대차 '상식', '역사에세이' 빼고 직무역량 검증 강화
2018년 상반기 대기업 공채 변화 바람 /인크루트
기업의 인재 선발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롯데와 마이다스아이티는 올해 공채 서류와 면접 평가에서 AI(인공지능)를 첫 도입하기로 했고, 삼성 인적성검사 전형인 GSAT에서 '상식' 영역이 폐지되고, 현대자동차 인적성검사 과목 중 '역사에세이'가 없어진다.
7일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2018년 상반기 대기업 공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직무역량 검증 심화'와 '4차 산업혁명' 등 2가지 키워드가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 트렌드를 이끌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얘기가 현실화된다. 롯데그룹은 오는 20일~29일 진행하는 신입사원 채용에서 AI(인공지능) 자기소개서 평가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지원자가 서류를 제출하면, AI가 서류 상 텍스트를 분석해 인재상 부합도, 직무적합도, 표절 여부 등을 평가한다.
인재채용 과정에 있어 상당한 시간이 투입되는 서류전형을 간소화해 효율을 높이고 지원자의 본질 파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는 새 채용 시스템을 백화점, 마트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범 도입하고 향후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마이다스아이티도 지난 5일~21일까지 진행하는 신입사원 열린채용에서 AI전형을 도입했다. 'MIDAS inAIR'라는 이름이 붙여진 온라인 AI 면접에는 모든 지원자가 참여할 수 있어 공정한 평가와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기업의 채용 철학이 반영됐다. PC와 웹캠, 마이크가 있는 지원자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채용전형에 참여할 수 있는 형태다. 한편 마이다스아이티의 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면접 솔루션 '인터뷰(inTERVIEW)'는 지원서, 텍스트 분석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롯데의 AI 서류전형과는 또 다른 양상을 띤다. 질문을 받은 지원자의 표정과 맥박, 목소리 톤 및 속도, 어휘 사용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의 인재를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오는 12일 예정인 신입사원 채용에서 인적성검사 전형인 GSAT의 '상식'영역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상식 영역은 역사, 사회, 경영, 문화, 시사 등 광범위한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돼 구직자들의 부담이 컸다. 일각에서는 "상식 영역이 GSAT을 '삼성고시화'하는데 일조해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개편으로 삼성은 직무와 관련된 지식 평가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여 삼성의 '직무역량 검증 심화'라는 채용시장 트렌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앞서 지난 5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2018년 상반기 채용설명회'에서 인적성검사(HMAT) 과목 중 하나이던 '역사에세이'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제국과 세계화', '르네상스의 의의와 영향', '쇄국정책과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등 시의적인 테마로 입사지원자들에게 시대와 기업의 고민을 물어왔다.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 전반에 걸친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색적인 채용 전형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본래 취지와 무관한 학원 강습 등이 성행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폐지를 결정했다. 현대차는 다만 역사에세이를 제외한 HMAT과 실무면접, 임원면접은 그대로 진행한다.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에서도 변화가 있다. 기아차는 지난 5일부터 '2018 인턴K' 모집을 통해 지원자의 나이와 상관없이 실무 능력을 갖춘 우수 인재 채용에 나섰다. 이번에 채용되는 인턴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정규직 채용 전환형 인턴'이다. 또 최종 정규 신입사원으로 선발되는 지원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기졸업자와 올해 8월 졸업 예정자는 오는 9월 입사,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는 내년 1월 입사로 입사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인턴십 기간 역시 기존 7주에서 5주로 단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