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 교수도 전문대 '유턴입학'… 올해 전문대 이색 입학자 눈길
구미대엔 세 자매가 동문, '취업·제2인생' 유턴입학자 증가 추세
구미대학교 동문이 된 세 자매가 올해 입학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수가, 이수아, 이수지씨.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2018학년도 새 학기 입학 시즌을 맞아 전문대에 톡특한 사연으로 입학한 사례가 눈길을 끈다. 올해는 일반대학 교수가 제2의 전공을 갖기 위해 전문대에 학생으로 입학하거나 세 자매가 나란히 전문대에 입학한 경우 등 유턴입학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에 따르면, 일반대학 수학과 교수 출신인 윤성복(57) 씨는 2018학년도 거제대학교 관광경영과에 입학했다.
윤 씨는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참여하고 전문대학에서 관광산업에 대한 실무 지식을 쌓고 평생교육 차원에서 제2의 인생과 전문직업인이 되기 위해 전문대 진학을 결심했다. 윤 씨는 "거제도가 관광산업이 주가 되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고,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참여하고자 한다"면서 "대학에 입학해 동급생들에게 큰 형 역할도 하고, 먹거리 산업을 관광화해 새로운 거제도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거제대 관광경영과 이헌 학과장은 "그동안 형제나 남매가 입학한 경우는 봤지만, 일반대학 교수가 새 전공을 위해 성인학습자로 입학한 경우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관광분야 전문직업인으로 발전하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경대 3D프린팅과 입학생 김선구(37) 씨는 일반대학 생명공학과를 졸업한 뒤 직장 생활을 하다 전문대 입학을 결심한 케이스다. 김 씨는 "선진국에서 3D프린팅 분야에 많은 투자와 육성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미래 첨단육성 산업 중 하나로 정부 주력사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신설되는 3D프린터개발 산업기사, 3D프린터운용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미대학교에는 창녕 지역의 세 자매가 한 학교 동문이 되어 화제다. 이 대학 비주얼게임컨텐츠과를 2016년 졸업한 둘째 이수가(24) 씨에 이어 올해 간호학과와 보건의료행정과에 각각 큰언니 이수지(27), 동생 이수아(20) 씨가 입학했다.
이수가 씨는 구미대 졸업후 (주)GDP 제품 디자이너로 취직했고, 수가씨 권유로 언니와 동생이 올해 동시에 입학하게 된 것. 첫째 언니 수지 씨는 일반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가 되기 위해 유턴입학한 경우다. 수지 씨는 "간호사라는 나만의 꿈을 찾은 만큼 내 분야에서 전문직업인으로 인정받고싶다"며 "우리 세 자매 모두 각자 분야에서 성공해 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리고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고교시절부터 보건의료행정 분야로 진로를 잡았다는 막내 수아 씨는 "학교 동문인 두 언니가 옆에 있어 든든하다"며 "성실히 공부해 장학금을 받아 부모님과 언니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구미대는 이들 자매에게 '가족사랑 장학금'을 수여하기로 했다.
일반대학에 다니다 유턴입학한 사례도 있다. 올해 여주대 국방장비과로 유턴입학한 손민혁(21)씨가 그 주인공. 손 씨는 "일반대학에서 한 학기를 마쳤지만 이전부터 갖고 있던 해병대 부사관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유턴입학을 했다"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 국가를 지키는 부사관이라는 전문직업인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제2 인생을 꿈꾸는 자매가 나란히 경인여대 간호과에 입학한 사례도 있다. 주인공은 고순영(54), 고윤정(49) 씨로 두 자매는 "대학 캠퍼스 생활을 함께 즐기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며 "간호사에 도전해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자녀들에게 귀감이 되고 다른 어머니들에게도 자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자매의 입학에는 자녀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최근 3년간 전문대학 유턴입학자 지원 및 등록 현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교협 황보은 사무총장은 "올해 이색 입학생 사례에서 보듯 전문대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새로운 제2의 인생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유턴입학하는 고등단계 직업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아울러 고등학교를 졸업한 진학자들도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원하는 직업이나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대를 다니다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이른바 '유턴입학생'은 지원자와 등록자가 지속 증가 추세다.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2017학년도 전국 118개 대학에 유턴입학 지원자는 7412명으로 전년(6122명) 대비 21% 증가했고, 같은 기간 등록자도 4.5% 증가한 1453명에 달한다. 유턴입학자가 진학하는 학과로는 간호학과가 전체의 42%로 가장 많고, 이어 보건(16%), 응용예술(7%), 경영/경제(4%), 복지(4%) 순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