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으로 지난 5~6일 평양을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8일 미국 워싱턴으로 떠났다.
우리 시간으로 일요일인 오는 11일 오전에 돌아올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 만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도착과 함께 첫 모임에서는 정 실장·서 원장과 미국 측의 안보·정보 관련 수장 두 명이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의 안보·정보 관련 수장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정 실장·서 원장과 미국 측 면담은 총 세 차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평양에서 돌아온 6일 밤 맥매스터 보좌관과 전화통화를 해 북한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이번 미국 일정 등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동선을 같이 할 것으로 알려진 정 실장과 서 원장의 가장 큰 미션은 '북미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과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이번 미국 방문에서 수 차례 만남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대북 특사단이 평양을 다녀온 뒤 북한과 조율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월 말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데다 북핵 문제에 대해 연일 강공을 펴고 있는 미국도 북과 본격적인 대화에 나설 경우 '한반도의 봄'이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미국 등 주변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며 이번 대북 특사단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일보 전진한 것은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미국을 다녀온 뒤 문 대통령에게 미국측과의 면담 결과를 보고한 뒤 정 실장은 중국, 러시아, 서 원장은 일본을 각각 방문해 관련 사안들을 놓고 상대국들과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는 정 실장과 서 원장이 미국 측에 전달할 북한의 메시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이나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 등이 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추정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 실장이 북한에 다녀온 직후 방북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북한의 메시지를 아는 사람은 (특사단 5명을 포함해) 6명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