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8일 중견조선소 처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위기에 빠졌던 두 중소 조선사의 운명이 엇갈렸다.
성동조선은 회생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져 법정관리행이 결정됐다. 반변 STX조선해양은 '산업적 측면'을 고려해 조건부 회생으로 결론났다. 성동조선해양은 더 이상 독자생존이 힘들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반면 STX조선해양은 고강도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등을 조건으로 자력생존을 추진키로 했다.
8일 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견조선소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성동에 이에 STX까지 일시에 정리할 경우 협력업체의 경영 위기 가중이나 조선 산업 전반의 생태계 붕괴 여파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며 "지난해 11월 재무 실사와 산업적 관점 등을 반영한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최종 처리 방안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성동은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지 8년 만에 결국 법정관리가 불가피하게 됐다. 그간 신규자금과 출자전환 등 무려 4조2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생존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채권단이 손을 떼기로 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현재로서는 성동이 회생이냐 파산이냐 여부를 답할 수는 없다"면서도 "회생 가능성이 있으면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을 고려했겠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어 법정관리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에 대한 재무실사와 산업 컨설팅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회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고강도 자구노력을 전제로 회생을 결정한 STX도 마음을 놓기는 힘들다.
일단 정상화 추진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고강도 구조조정 등에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면 역시 법정관리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산은의 입장이다. 고강도 자구계획 실행과 사업재편에 대한 노사 확약이 없다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산은은 STX에 대한 지원도 정상영업을 위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으로 제한하고, 신규 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STX조선 회생은 자구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전제 아래 가능한 것일 뿐 무조건적으로 중소 조선사 생태계를 위해 지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