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북지역의 경우 가격 거품이 형성되는 과정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보험연구원 윤성훈 선임연구위원과 한성원 연구원이 11일 발표한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의 거품 가능성'에 따르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4년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 2016년부터는 지방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KB 부동산 시세 기준 서울 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3년 -1.9%에서 2014년 1.0%, 2015년 5.6%, 2016년 4.2%, 2017년 5.3% 상승했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연평균 1% 내외에 그쳤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3년 -1.2%에서 2014년 2.3%, 2015년 6.9%, 2016년 5.3%, 2017년 6.6% 상승하는 등 상승세가 서울 다른 지역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부산·대구·광주·인천·대전·울산 등 6대 광역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3년 1.5%, 2014년 3.3%, 2015년 6.6%, 2016년 1.1%, 2017년 0.9% 상승했다. 2016년부터 서울과 상승률 격차를 보였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및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추이./보험연구원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지난해 8월 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부동산 대책(8·2 대책)을 발표했다"며 "다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과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의 잇단 부동산 및 가계대책 발표에도 불구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8%(연율 7.2%),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9%(연율 11.0%) 올랐으나 6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0.2%(연율 0.8%) 상승에 그쳤다.
보고서는 지난 2014년 11월~2017년 10월, 2014년 12월~2017년 11월, 2015년 1월~2017년 10월까지 특정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변동성 추이를 비교했다.
보고서는 "아파트 매매가격을 좌우하는 내재가치는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누리는 주거 서비스의 현재가치와 같다"며 "전세가격이 내재가치와 개념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전세가격 변화율 또는 변동성은 매매가격과 매우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같은 가정 아래 매매가격 변동성이 전세가격 변동성을 뛰어넘으면 거품이 낀 것으로 봤다.
비교 결과 최근 서울 전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성은 실제 전세가격이 변동성을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을 구분하면 한강 남쪽은 매매가격이 전세가격 변동성을 앞섰고 한강 북쪽도 변동성 격차자 좁아지는 상태였다.
보고서는 "분석상 제약이 있으므로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최근 한강 이남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미 거품이 시작됐고 한강 이북은 거품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어 "변동성으로 거품을 테스트하면 시차가 발생하는 단점을 고려하면 한강 이북도 이미 거품이 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윤 선임은 "지난해 8월 부동산 및 가계부채 대책과 미국 금리인상이 서울 아파트 가격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면서 거품 발생 이유를 찾을 필요가 있다"며 "거품이 형성되고 꺼질 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나 정책을 통해 거품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통화 당국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