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서 막말, 성희롱 심각'… 구직자 75% '면접 갑질' 경험
구직자들이 폭로한 면접자들의 '도 넘은 면접 갑질' 사례 /인크루트
'입사하면 서울에서 남자친구랑 동거하는 거 아냐?', '결혼할 나이가 한참 지난 것 같은데, 본인에게 문제 있는 것 아닌가?', '실물보다 사진이 이쁘네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업 면접장에서도 성희롱과 성차별이 만연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최근 면접 경험이 있는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면접갑질' 설문조사 결과, '면접에서 면접관의 갑질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74.9%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 밝혔다.
면접자들이 느낀 갑질의 유형은 다양했다.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가득 찬 질문'이 17.1%로 1위를, 이어 '도를 넘는 사적인 질문(인맥조사, 집안환경, 경제상황 등/14.2%), '답변을 무시하는 태도(비웃음, 무관심/12.5%)' 순으로 상위에 올랐다. '예고 없이 긴 대기시간'(8.9%)과 '갑작스러운 면접일정 변경'(5.1%)등 면접 일정과 관련한 갑질도 많았고, '모욕적인 질문'(7.4%), '인신공격'(6.1%), '반말'(6.5%), '막말 및 폭언'(5.1%) 등 무례한 경우는 예사였다. 한편, '터무니없는 장기자랑'(2.5%)과 '성희롱 및 성차별 발언'(2.3%)도 존재했다. 특히, 성차별과 성희롱 갑질 사례로 입력된 주관식 답변들은 그 사태가 심각했다.
주관식 답변을 보면, '어차피 어리니까 오빠라고 불러', '사진은 예쁘게 나왔는데 실물보다 사진이 이쁘네요?', '여자가 손에 기름 묻히면 시집 못 갈 텐데 괜찮겠어요?', '3년동안 애 안 낳을 각오 있으면 알려주세요' 등 성희롱 발언은 물론, 성별만으로 불합리한 차별을 암시하는 발언, 결혼과 출산에 관한 고정관념이 내재된 발언 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그러나 이 같은 면접관들의 태도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혹시라도 떨어질까 불쾌한 마음을 숨기고 면접에 임했다'(48.8%), '대답하지 않고 얼버무렸다'(19.3%) 등 '소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답변이 62.7%로 과반수가 면접관의 불편한 발언을 그냥 넘어갔다. '불쾌함을 표현'(9.0%)하거나, '질문의 의도를 되물은'(8.6%) 면접자는 소수였다. 이러한 면접 갑질은 중소기업(35.2%), 중견기업(25.4%), 대기업(17.3%) 순으로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