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6시 20분 취재진들의 카메라가 포토라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다./김현정 기자
헌정사상 5번째 전직 대통령 조사를 앞둔 검찰의 표정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14일 오전 6시 2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에선 이날 취재가 허가된 기자들의 신분증 확인이 진행되고 있었다. 신분 확인 뒤에는 소형 금속 탐지기와 가방 검사를 통과해야 했다.
마침내 이명박 전 대통령 근접취재증을 받고 들어섰다. 청사 앞 포토라인은 전열을 갖춘 카메라 삼각대로 가득했다.
이날 검찰은 정문을 아예 닫아걸고 출입을 통제했다. 입구에선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출입을 시도하다 직원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14일 오전 6시 20분 서울중앙지검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김현정 기자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검찰과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인다. 같은 조사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관련 조사를 받은 지 일 년 만이다. 청사 10층은 이미 불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조사는 신봉수(48·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 송경호(48·사법연수원 29기) 특별수사2부장, 이복현(46·사법연수원 32기) 특수2부 부부장, 검찰 수사관, 이 전 대통령과 변호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수사팀은 A4용지 12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만들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의 다스 소송비 60억원 대납'이 차지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주로 보는 반면,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자신의 형인 이상은 회장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측근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7억5000만원을 상납받는 과정에 그가 개입했다고 본다. 이 밖에도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2억5000만원, 대보그룹으로부터 5억원, ABC상사로부터 2억원, 김소남 전 의원에게서 4억원을 각각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그동안 진행 수사 과정을 감안할 때 실체적 진실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이 전 대통령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신의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이 전 대통령 측은 13일, 이번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날 조사가 힘겨운 줄다리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