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기동향

시가총액 산업지도의 변천사와 삼성전자의 질주

텐센트·알리바바·공상은행. 자본시장의 덩치를 재는 시가총액 면에서 지난해 세계 10위에 당당히 오른 중국기업이다. 텐센트(14위→6위), 알리바바(13위→8위), 중국공상은행(16위→9위) 등 세 기업은 1년새 최소 5계단 이상 상승하며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1년 전만해도 미국기업이 열 손가락에 모두 들었다. 엑슨모빌(7위→12위)과 존슨앤드존슨(8위→11위), 웰스파고(10위→14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면에선 중국이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 자리를 꿰찼고 자본시장에서도 미국과 함께 'G2' 체제를 굳히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시가총액(개별 또는 시장)을 보면 그 국가의 경제와 산업·기업 지형도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주가는 그 기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담고 있어서다. 특히 시가총액은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 큰 손들이 그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종합성적표이기도 하다.

◆ 전환기마다 달라진 산업지도

투자자들이 내린 기업들의 어제와 오늘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1990년대엔 공기업 한국전력이 시총 1위를 독주하다시피 했다. 또 정부주도의 성장전략은 KT와 같은 통신업체나 포스코와 같은 기간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한국의 대표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도 당시만해도 시총 10위권에 간신히 드는 수준이었다. 80년대 말 국민주 열풍을 일으키며 상장된 한전과 포항제철이 시총 1,2위. 그러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당시 그룹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93년부터 포항제철과 시총 2위를 다투기 시작했다. 90년대 초반 공기업과 함께 시총 상위를 지배한 건 은행들이었다

외환위기는 많은 것을 바꿔놨다.

90년 말 시가총액 상위 10사 중 3위부터 8위까지 차지했던 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에 단 한 곳도 포함되지 못할 정도로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금융사가 멈춰 있는 사이에 제조업체들은 생존 경쟁력을 높여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로 나서게 됐다.

또 하나의 전환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2008년 전후까지만 해도 시총 1, 2위는 삼성전자와 포스코였다. 코스피가 2000 고지를 밟던 2007년 형성된 이 구도는 금융위기를 전후해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08년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현대차가 미국 등 주요 시장서 공격적 마케팅으로 경쟁력을 키우면서 2010년 시총 3위 자리에 올라선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2위 자리를 지켰었다.

2018년 한국증시는 어떨까. 90년(금융)과 2000년(IT) 특정 산업에 쏠림이 심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현대자동차 3인방(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중에는 현대차가 유일하게 '톱 4'(이하 우선주 제외, 13일 기준)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사업이 부진한 데다 잦은 파업과 원화 강세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차의 경우 통상임금 소송 패소에 따른 1조원대의 충당금 적립도 실적 악화에 한몫했다.

올해 현대·기아차 모두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부진했던 중국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위 자리에 올랐다. 과거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100원대 주가(2003년 초 135원)의 '동전주'로 개인투자자들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시총 6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가 고공행진(지난해 이후 변동률 200%)으로 셀트리온(시총 3위)과 함께 바이오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 주식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 회사로 높은 성장성과 세계 1위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적자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장(공모가 13만6000원)에 성공한 첫 번째 사례라 더 눈길을 끈다.

닷컴 버블에도 살아남은 네이버가 시총 8위를 차지하고 있다.

KB금융도 '톱10(시총 9위)'안착을 노리고 있다. 윤종규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이 지난해 순이익 3조 클럽에 가입했다. 신한금융지주에 뺏겼던 리딩금융그룹 자리도 9년 만에 되찾았다. 윤 회장 스스로 '윤종규표는 중요하지 않다. KB표가 중요하다'며 자신의 색을 조직에 입히기보다 인수합병(M&A)등을 통해 체질을 바꾸는데 공을 들인 결과다.

한국 가전의 대표주자인 LG전자는 겨우 20위권에 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치킨게임(제한된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노키아나 애플의 사례처럼 영원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한국경제 영원한 큰 형 '삼성전자'

그렇다면 향후 5년, 10년 뒤는?.

증권가 전문가들은 "현재 시총 상위 기업들은 이미 확고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기존에 주력해온 사업을 토대로 새로운 성장동력도 확보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급격한 변화는 없겠지만 얼마나 시장에 잘 적응하느냐가 시장에 살아남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년간은 성장기에 지각 변동이 많았지만 지금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이를 잘 말해 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12%대였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등에 업고 주가 300만원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가 크다.

대신증권 김경민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4조6000억원, 2분기는 15조1000억원, 3분기는 16조9000억원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313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주와 포스코도 역경을 딛고 옛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국내 경제 및 산업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 지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대주주나 기관들의 지분이 높은 경우 이들의 움직임에 주가가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특정 시기에 나타나는 과열도 지표를 왜곡시킬 수 있다 2000년대 초 IT 버블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당시 3000선을 넘보던 코스닥지수가 상장기업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상투에서 몇 년이 흘렀지만 코스닥지수는 아직도 800선을 맴돌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