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육비 총액 18조6000억, 전년대비 3.1% 증가
2016~2017년 초·중·고 학교급별·과목별 사교육비 총액 현황 /교육부·통계청
지난해 사교육비 중 국어와 탐구 과목 비중이 전년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학년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 첫 시행에 따라 영어 대신 다른 주요 과목 사교육이 커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사교육비 총액 2016년부터 증가로 돌아서… 초등·고등학교 사교육비 증가
15일 교육부가 통계청과 공동 실시해 발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6000억원으로 전년 18조1000억원보다 5620억원(3.1%)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 8조1000억원(4.9%↑), 중학생 4조8000억원(0.2%↑), 고등학생 5조7000억원(3.2%)이었다.
사교육비 총액은 8년 전인 지난 2009년 21조6000억원으로 최고를 찍은 뒤 점차 감소하다 2015년 17조8000억원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낮았다가 이듬해(2016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6년부터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사교육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결과다.
사교육 지출 금액으로 보면,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000원으로 집계돼 전년 25만6000원에서 1만5000원(5.9%) 증가했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을 기준으로 보면 월평균 38만4000원이었다. 학교급별로 초등학생 25만3000원, 중학생 29만1천원, 고등학생 28만4000원이었다.
◇ 첫 영어 9등급제 시행… 영어 사교육 2.2%감소, 국어(11.1%)·탐구(5.6%) 증가
특히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사교육비 중 영어 사교육비는 감소한 반면, 국어와 탐구과목 사교육비는 증가했다. 2018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처음으로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 9등급으로 시행됐고, 이에 따른 다른 과목 사교육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교과 사교육비 증감폭을 보면 영어(5조4250억원)는 2.2% 감소했으나, 국어(1조2577억원)는 전년대비 11.1% 대폭 증가했고, 사회·과학(7420억원·5.6%↑)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수학(5조3931억원)은 0.6% 증가해 교과 사교육비 증가폭(0.6%)과 같았다. 월평균 교과 사교육비는 전년대비 3.4% 증가한 19만8천원인 가운데, 국어(14.2%↑), 사회·과학(8.5%↑) 과목 증가폭이 크게 증가했다.
피아노나 무용 등 예체능과 교과 이외의 바둑, 로봇교실, 댄스 등 취미·교양으로 분류되는 사교육비는 5조원으로 전년(4조5000억원) 대비 4천4000억원(9.9%) 증가해 사교육 목적이 다양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 사교육참여율 70.5%,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 6.1시간
사교육 참여율은 평균 70.5%,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평균 6.1시간으로 전년대비 평균 2.7%p 상승했다. 사교육 수강목적(복수응답)은 교과의 경우 학교수업 보충·심화(48.8%), 선행학습(20.9%), 진학준비(17.0%), 불안심리(5.2%), 기타(3.0%) 순으로 조사됐다.
가구 소득 수준별 고소득 가구(700만원 이상)가 저소득 가구(200만원미만)보다 사교육비는 4.9배 많았고, 사교육 참여율도 고소득가구(81.9%)가 저소득가구(43.1%)보다 40.5%p 높아 소득수준별 사교육격차는 여전했다.
시·도별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39만원)이 월등히 높았고, 대구(30만원), 경기(28만6000원) 순으로 높았다. 전남(15만7000원)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전년대비 대구, 서울, 세종, 강원 등 13개 시도는 증가했지만, 충북, 전남, 울산, 제주 등 4개 시도는 감소했다.
◇ 방과후학교·EBS 영어강의 사교육비 낮춰… 中학부모 '자녀 특목고 입학' 희망 낮아져
방과후학교와 EBS 영어강의에 참여하는 학생의 사교육비가 미참여 학생의 사교육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지난해 방과후학교와 EBS 교재구입 총액과 참여율은 전년대비 하락했다.
성균관대 사교육혁신 교육연구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초등학생의 경우 연간 59만9000원, 중학생 35만2000원, 일반고 32만3000원이었고, EBS 영어강의 수강에 따른 사교육비 절감액은 초등학생 25만3000원, 중학생 47만9000원, 일반고 15만3000원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중학생 학부모들이 자녀의 진학 희망 고등학교 유형은 일반계고(64.0%), 특성화고(10.0%), 자율고(9.2%), 과학고·외고·국제고 등(8.5%), 예체능고(7.3%) 순으로 높았고, 자율고와 과학고·외고·국제고 희망 학부모는 각각 1.0%p, 1.6%p 하락해 정부의 특목고 축소정책의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녀 수가 적을수록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적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문제의 근원적인 대책은 공교육 정상화에 있다는 원칙으로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현장에 안착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공교육 혁신을 위한 초중등 분야 혁신 과제를 종합적으로 돌아보고 보완해 사교육 경감을 위한 노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는 작년 3~5월과 7~9월에 지출한 사교육비를 5~6월과 9~10월에 전국 1484개교 학부모와 학급 담임, 방과후 교사 등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