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피해자·목격자 37명 공동 진정서 토대로 실태조사, 학생에 '안마 지시' 등 사실로 확인
- 학과장 박중현 교수 파면, 전임교수 2명, 시간강사 1명, 조교 1명 등 중징계 요청
'미투(#metoo)' 폭로로 성추문에 휩싸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남성 교원 전원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러 온 것으로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확인됐다.
교육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이하 추진단)은 명지전문대에 대한 3일간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극영상과 학과장이던 박중현 교수 등 전임교수 3명과, 시간강사·조교 2명 등 총 5명의 남성 교원이 학생들을 상태로 지속적인 성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추진단은 그동안 제보와 SNS, 언론 등에서 제기된 사항에 대해 '교수-학생 간 학내 권력관계'에서 나타난 심각한 성비위로 판단하고 지난 5일~7일까지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피해자와 목격자 등 37명의 공동 진정서를 토대로 진행됐고 추가 피해사실 확인을 위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추진단 실태조사 결과 박중현 교수는 학생들에게 안마를 하도록 지시하고 안마를 받으면서 '허벅지에 살이 너무 많다'는 등의 성적 용어를 사용했고, 배우 최용민 교수는 택시에서 술에 취한 척 하더니 몸을 기대고 끌어 안으며 키스를 하려 했다. 이영택 교수는 회식자리에 늦게 온 여학생을 포옹하고 토닥이거나 손으로 톡톡 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광옥 강사와 조교 추모씨는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추 씨는 박 교수의 안마 지시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등 성추행을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박 교수 등 5명의 비위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동안 언론 등에 나온 성추문 내용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대학측에 박 교수에 대해 파면을 요청하고,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나머지 교수 등에 대해서는 학교의 중징계를 요구하고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또 명지전문대에 대해서는 기관경고 조치했고, 2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 보호조치와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등 대학측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교육부는 학교 성폭력과 관련해 비위 정도가 심각하거나, 조직적으로 은폐·축소가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상반기 중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교육·여성 분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3월 중 구성해 교육분야 전반의 성희롱과 성폭력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마련할 방침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교육분야의 모든 불합리한 성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성폭력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해당 가해자의 중징계 요구와 수사의뢰 등 엄중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