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요가전문매장 전경. /현대백화점
유명 브랜드로 줄지어서 소비자를 맞이했던 백화점의 내부가 변화되고 있다.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떠오르며 비교적 성장세가 주춤한 백화점이 집객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전문관'을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백화점 전문관은 내부에 벽을 두고 단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고수하던 기존과 달리 카테고리별로 매장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에게 최근 떠오르는 '가성비'를 따질 수 있는 쇼핑 환경을 만들어주는 한편 오프라인 점포만의 특장점을 내세웠다는 분석이다.
◆트렌드 내세운 편집·전문관 확대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가 오프라인 점포의 특장점을 한껏 끌어올린 '전문관'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0일 천호점 9층 전체를 홈퍼니싱 전문관으로 리뉴얼 오픈한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같은 규모의 리빙관을 지난 1월 10층에 오픈, 이번 리뉴얼로 총 5300㎡ 규모의 전문관을 운영하게 됐다.
이번에 오픈한 리빙관에는 각 상품군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엄선한 새로운 콘셉트의 전문 매장이 들어섰다.
다이슨과 협업해 일반 제품 대비 10배 가량 비싼 핸드드라이어를 매장에 비치하고 헤어 연출 시연 및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헤어숍 '에코자뎅'과 체형에 맞는 기능성 베개를 맞춤 제작해주는 '로프티'가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빙의 경우 상품의 고객이 직접 소재 및 크기를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등 체험을 한 뒤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 점포에서 구매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상품군"이라며 "수준 높은 상품 연출과 매장 구성을 내세워 1인 가구뿐 아니라 가족 단위 고객 모두 즐길 수 있는 매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요가를 테마로 한 전문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준 높은 요가 강좌 운영은 물론, 프리미엄 요가 용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과 고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 라운지 등으로 구성된 '토탈 요가 전문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9월 세계에서 제일 큰 백화점인 부산 센텀시티점에 9300㎡ 규모에 달하는 생활전문관을 선보였다. 부산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 주민들이 찾아오는 것은 물론 부산 외 지역 또는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로 수요가 충족되고 있다고 신세계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력보다 제품력을 더 따지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며 "백화점의 전문관이 늘어나는 이유 또한 이러한 '가심비' 트렌드가 적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단일 아이템 매장도 등장
롯데백화점은 올해 봄·여름(SS) 정기 개편 시즌을 맞이해 단일 아이템에 집중한 매장 '원 아이템 온니(OIO)'를 기획했다. 다양한 상품을 모은 기존 전문관과 달리 '한 가지 아이템'만 주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남성 전용 캐시미어 매장 '캐시미어 하우스', 모나미 펜 전문 매장 '모나미 컨셉 스토어' 등을 선보였었다.
향후에는 꽃 전문 매장과 골프화 전문 매장 등 기존보다 더 세분화된 상품 진열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덕후, 매니아' 트렌드를 반영하고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정동혁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한 상품에 집중하는 '원 아이템 온니(OIO)' 매장은 일반 편집 매장과는 다르게 단일 트렌드 아이템을 이슈화해서 매니아 층을 공략할 수 있다"며 "기존에 백화점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컨텐츠를 선보임으로써 고객에게 신선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