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개관한 '디에이치 자이 개포' 견본주택에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정연우 기자
'디에이치 자이 개포' 등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이 뜨겁다. 하지만 은행권의 중도금 대출이 막히면서 당장 현금을 쥔 '부자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지난 주말 동안 '디에이치 자이 개포'와 '논현 아이파크' 등 강남권 아파트 견본주택에는 수 만 명이 몰렸다.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가격보다 싸서 당첨 되면 수 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주말 동안 개포 주공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에는 4만3000여명이 다녀갔다. 지난 19일 진행한 이 아파트 특별공급에는 458가구 모집에 10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려 자정이 넘도록 접수가 이어졌다. 이날 내놓은 특별공급 가구수는 기관추천 119가구, 다자녀 168가구, 신혼부부 119가구, 노부모 52가구 등이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는 3.3㎡당 평균 4160만 원의 분양가로 '로또청약'이라 불린다. 주변 아파트 매매가와 비교해 6억~7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고 있다.
강남 YMCA 부지에 세워질 현대산업개발 계열사 HDC 아이앤콘스의 '논현 아이파크' 역시 지난 주말에만 2만여 명이 다녀갔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015만원으로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A씨에 따르면 시세차익은 2억원이 예상된다.
'논현 아이파크'가 세워질 강남YMCA 부지 주변 아파트/정연우 기자
그러나 현재 강남권 분양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에게만 좋은 기회다. 현재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 지원이 안된다. 9억8000만~11억원 대인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63㎡에 '입성'하려면 분양대금 전부를 마련해야 한다.
논현 아이파크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부담이 덜하다. 가장 작은 전용 47㎡형은 층수에 따라 분양가가 7억9000만~8억5600만원이다. 9억원 미만이어서 중도금 40%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9억원 이상인 전용 59㎡형(9억9800만~10억6100만 원)과 전용 84㎡형(18억7200만~19억4700만원)은 해당사항이 없다.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인 개포 주공 1단지 아파트/ 정연우 기자
신규 분양 아파트는 아니지만 재건축이 추진 중인 개포 주공 1단지는 일부 매물이 주변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오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입했을 경우 약 2억원의 시세차익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 아파트 단지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지난 주 49㎡형이 약 5000만원 하락한 14억4000만원의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청약 1순위 조건은 서울 거주 1년 이상 세대주, 무주택 또는 1주택자다. 21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중도금대출 없이 현금으로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만 몰릴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용이하지 않거나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이 분양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